인하대학교는 한국도코모모가 주최한 ‘2017 근대도시건축 re-birth 디자인공모전’에서 건축학과 졸업생 김승모(28)·김상원(29)·염준혁(27)씨의 작품 ‘Tunnel of Knowledge-2017, 남산 2호 터널을 품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가 대상인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씨 등은 대피와 방공호 역할을 하던 남산 2호 터널을 ‘사람 저장소’에서 ‘지식 저장소’로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터널 안 도서관’으로 재창조했다.

터널 안 도서관은 땅속에 있어 책의 변질을 막아 오랜 시간 보존이 가능한 장소다. 터널은 진동이 전달되는 정도도 낮아 보존서고로도 제격이다. 지열을 이용한 냉방시스템으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데도 장점을 띠고 있어 정보 저장소 역할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적은 기둥으로도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어 뻥 뚫려 있는 형태는 공간적 개방감을 안겨 준다.

도서관뿐만 아니라 연구소, 멀티미디어실, 스터디룸, 편의시설 등도 지하 공간에 배치된다. 이들 공간은 차로를 분리하고 변형해 다채로운 장소로 탄생했다.

반면 작품에는 환기시설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터널 끝부분만 기능하는 기존 환기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남산 산책로와의 수직 연결통로와 경사진 갱도를 이용한 방식을 제안했다.

이들의 작품은 기존 터널을 품고 더 큰 터널을 품고 그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해 심사위원들에게 상상력을 뛰어넘는 표현을 보여 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승모 씨는 "한국의 역동적인 근현대사를 담고 있지만 오늘날 도시기반시설인 교통망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용도폐기, 존폐위기에 놓였다"며 "우리는 사회적·시대적 변화에 따른 남산 2호 터널의 용도변경으로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 한국사의 현재와 미래에 또 다른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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