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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폭포 산책로. /기호일보 DB
큰 그림이 없다. 각자도생의 잡동사니 판이다. 눈 먼 돈 먼저 갖다가 쓰는 게 임자이다. 컨트롤타워도 없다.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2일 시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 인근 개발을 위해 경인아라뱃길과 연계한 관광인프라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의 매립지 특별회계 사용처가 장기 계획 없이 개별 사업에 집중해 사업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올해 추경에 반영시킨 경인아라뱃길 협곡에 설치하려던 아라출렁다리 조성사업비 37억5천만 원이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은 화장실·주차장 등 주변 편의시설 확충 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부 연계 계획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나머지 사업들도 진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시가 매립지 회계 운용에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그동안 특별회계는 시설물 정비, 녹지 조성과 같은 단발성 사업에만 치중됐다. 이로 인해 수도권매립지에 110억5천만 원을 들여 조성 중인 드림파크 캠핑장(8만3천㎡)은 주변 관광시설 부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관계 기관과의 협업도 부족하다. 아라뱃길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따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2020년 57만5천TEU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던 경인항의 물동량이 지난해 3만4천464TEU에 그치는 등 사실상 물류 기능 부족으로 레저·관광산업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관리단은 경인항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아라빛섬을 2019년까지 항만친수시설을 겸비한 테마파크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400억 원을 들여 아라빛섬 6만9천400㎡ 부지에 워터파크와 서해 낙조 전망공원, 해양생태계 체험장, 야외공연장 등을 조성한다. 항만배후지역에 이들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아라뱃길 아라마루와 인공폭포 구간 1.8㎞에 볼거리를 조성하는 용역도 진행 중이다. 3D 홀로그램을 이용해 야간 경관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2억7천400만 원이 투입됐다.

전문가들은 시가 지역 내에서 일관성 없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을 포괄하는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기초단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매립지역의 체계적인 예산 운용계획과 관광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드림파크 캠핑장, 테마파크 등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인아라뱃길, 환경연구단지 등과 연계한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경인아라뱃길 운영 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기초단체·수자원공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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