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jpg
▲ 이정수 남양주시 산림녹지과장
남양주에는 산이 참 많다. 전체 면적의 약 68%가 산이다.

 우리나라 평균 산림률 64%보다 많은 수치로, 경기도내에서도 가평, 양평, 포천, 연천 다음으로 산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1995년 23만 명에 불과하던 남양주 인구는 지난해 66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다행히 산림면적은 3만2천341ha에서 3만1천205ha로 약 3.5%인 1천136ha 줄어 드는데 그쳐 친환경 녹색도시로 평가 받았다.

 남양주시 비전플랜 2020 중 사람과 도시, 자연의 어울림이 조화로운 도시를 만들어 가는 산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를 걱정하지 않을 순 없다.

 도시건설, 도로개설 등 물길이 바뀌고 강우 패턴이 과거와 달리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게릴라성 호우가 잦아져 산사태 발생 지역이 해마다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까지 158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 이 중 사방댐 등을 설치해 위험요소를 해소한 9곳을 해제하고 149곳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산 소유주의 반대로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하지 못한 곳이 34곳이나 된다. 반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평생 산사태가 한 번도 나지 않아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길이 바뀌고 강우 패턴이 급격히 바뀌었음에도, 2011년 수많은 사상자를 낸 서울 우면산과 춘천시 산사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산사태는 복구와 사방공사로 재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토지이용 규제 우려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토지이용규제 기본법에 해당되지 않아 규제 사항이 없는데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원인인 것 같다.

 산사태 취약지역 판정은 경사도 등 산사태 8개 인자와 계류 길이 등 토석류 6개 인자를 분석해 주변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한다.

 지정 후에는 도에서 4등급 중 가장 우려되는 1등급부터 전액 보조금으로 사방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산림부서에선 전체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산사태 취약지역 중심의 예방·대응 활동을 진행 중이다.

 물론 산주가 반대하면 지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를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피해는 최소화시킬 수 있다.

 시민들은 우선 산사태 취약지 지정, 사방시설 설치에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란다.

 자신뿐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재난 안내방송을 준수하고,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거나 산울림, 땅울림이 들릴 땐 산사태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즉시 대피해 신고해야 한다.

 남양주지역에선 지난 2011년 이후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

 예방사업을 철저히한 것도 있지만, 다행히 그동안 집중호우가 없었던 이유가 더 클 것이다. 그러나 산사태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지난 6월 중국 쓰촨성 산사태로 103명이 사망·매몰당했다.

 시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두 관심을 갖고 산사태 예방대응 시책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