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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경기도의회 의원
우리 사회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행·불량·탈선 청소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상은 학교 밖 청소년은 일차적인 보호체계인 가족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학업중단으로 인해 사회에서 교육과 발달의 기회를 잃은 청소년일 뿐이다.

 학교 밖 청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의 이런 차별적 시선과 부정적인 편견은 이들에게 고스란히 상처와 아픔으로 남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한 TV 매체에서 전해진 질병이나 가사, 부적응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만 4만7천여 명이다. 2013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학업 중단 청소년의 수인 약 6만∼7만 명과 비교할 때 다소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9세~24세의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학령인구 대비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의 실질적인 비중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2014년 5월 발표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교육복지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출생인구 대비 학교 밖 청소년 총수는 약 40만 명이다. 이 중 기타 학제나 대안교육기관 교정시설 병원 등에 있는 청소년은 12만 명이라고 할 때 나머지 28만 명에 대해선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학교 밖 청소년 수가 해마다 더 늘어나고 미처 손이 닿지 않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그 수치는 더 올라간다. 거기에 전체 수의 30%가 경기도 수치라고 볼 때,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얼마전 토크콘서트와 정책토론회를 통해서 본인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직접 듣고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청소년은 곧 학생이라는 고정관념이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는 청소년들에게는 그대로 상처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 둔’ 그들에 대한 시각을 제일 싫어하고 있었다. 그들은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불량청소년으로 낙인이 찍히고 마는 현실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13세에서 18세의 청소년은 학생으로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것이 곧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지속시키고 있다. 즉, 학교 밖과 안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자 곧 청소년에게는 부당한 대우로 작용되고 있는 실정이 가장 큰 문제로 청소년에 대한 정의 자체를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성적만을 강요하는 획일화된 교육체계에서 숨막혀 하는 청소년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그들의 눈높이와 생각에 맞춰 그들의 마음을 읽어줘야만 소통도 되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활동 무대 자체가 좁다는 실정 역시 큰 문제이다.

 청소년으로서의 건전한 성장과 인권보장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꿈드림과 같이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장치들이 더욱 확대돼야 하고, 청소년들이 더 활발한 활동과 참여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

 최근 경기도는 온라인 공개강좌 지식(GSEEK; www.gseek.kr)을 오픈하고, 다양한 분야의 강의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해당 교육 플랫폼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다양한 정보와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참여와 소통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더 크게 꿈꾸고 더 밝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플랫폼들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지원체계의 마련과 함께 이를 위한 예산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학교라는 제도권 밖에 있는 청소년 역시 독립된 인격체이자 사회구성원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라는 틀에 갇혀 부당하게 억압당하도록 방치되지 않도록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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