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자료를 검색하다가 문득 좋은 사례를 찾았습니다.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사막 한 가운데에서 낡은 트럭을 몰고 가던 한 젊은이가 우연히 허름한 차림의 노인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세웠다고 합니다. 차가 고장이 나서 어쩔 수 없이 노인은 사막 한가운데에 서 있었던 겁니다. 젊은이는 노인이 가고자 했던 라스베이거스까지 태워다 드렸습니다. 함께 가는 과정에서 젊은이는 그 노인이 무척 가난하고 외롭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동전을 주면서 차비에 보태 쓰시라고 했습니다.
노인은 고맙다면서 젊은이의 명함을 달라고 했습니다. 명함을 건네자, 노인은 명함을 보면서 "아, 멜빈 다마! 고맙네. 이 신세는 꼭 갚겠네. 나는 하워드 휴즈라는 사람이네"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는 이 일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습니다.
세월이 꽤 흐른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세계적인 부호 하워드 휴즈 사망’이란 기사와 함께 그의 유언장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그는 영화사, 방송국, 비행기 회사, 호텔과 도박장 등 50여 개 회사를 거느린 경제계의 거물이었거든요.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유산 중 무려 16분의 1을 ‘멜빈 다마’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이 유언장에 적혀 있었던 겁니다. 도대체 멜빈 다마가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유언장의 뒷면에 휴즈가 적어 놓은 멜빈의 연락처와 함께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친절한 사람’이란 메모가 있었습니다.
당시 시가로 보면 멜빈 다마가 받은 유산은 무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천억 원가량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노인을 친절히 모셔다 드린 친절의 값이 무려 2천억 원이나 된 것이죠. 선뜻 어려움에 처한 노인을 도운 멜빈 다마나 그것을 잊지 않고 거액의 유산을 그에게 상속한 휴즈의 태도는 우리들 모두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토소라는 시인이 쓴 ‘사랑이란 함께하는 것’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사랑이란 / 눈이 멀 때까지 열정을 쏟다가 / 눈물이 마르면 / 두 손 꼭! 잡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 사랑이란 / 달빛 아래에서 님을 기다리다 / 밤새 몸 젖는 줄 모르고 아침을 맞는 달맞이꽃처럼 / 아린 마음이라고. / 사랑이란 / 몽땅 주고 남는 것 없어도 후회하지 않고 / 밑져도 주고 / 모른 척 주는 것이라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곤궁에 처한 노인을 바라본 멜빈 다마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토소의 시처럼 ‘두 손 꼭 잡고 함께 하는 것’이 친절일 겁니다. 이런 친절은 바로 ‘공감’에서 비롯됩니다.
친절이 위대한 이유는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친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점일 겁니다.
어느 쇼핑센터에서 1달러가 부족해 당황해하는 청년에게, 뒤에 서 있던 한 아주머니가 선뜻 1달러를 건네주었습니다. 감사를 표한 그 청년이 계산대를 나가면서 무거운 봉지를 양손에 들고 나가는 어느 할머니의 짐을 선뜻 들어주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친절을 받는 ‘나’는 누군가에게 선뜻 친절을 베풀게 됩니다. 우리의 작은 친절이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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