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동화 지원사업 성과 공유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인주의가 심하고 이웃 간의 정이 약해지고 있는 현대사회. 이런 와중에도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의 ‘따복공동체’가 그것이다. 주민과 마을, 사회적 경제를 잇는 통합적 대안 모델이다. 육아와 교육, 일자리, 저출산, 청년, 노인, 주거환경 등 마을 공통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민선6기 남경필 경기지사의 공약 ‘따복마을 조성’에서부터 출발했다. 도민들은 안전하고 살기 좋은 삶터를 요구했다. 남 지사가 공동체 복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탕으로 한 ‘따복마을’로 화답한 것이다. ‘따복마을’이라는 밑그림을 그려 가면서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군과 주민, 활동가,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따복마을은 ‘따복공동체’로 개념이 확대됐다.

# 주민과 행정을 잇는 가교…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 권운혁 센터장

▲ 권운혁 따복공동체지원센터장
이처럼 수많은 따복공동체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문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설립된 것이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다. 따복공동체의 가치를 확산하고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돕는 촉진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지원센터는 오늘도 분주히 뛰고 있다.

지원센터를 이끄는 권운혁(50)센터장은 따복공동체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본인 역시 사회적 기업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동체 구성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권 센터장은 다소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 할 수 있는 따복공동체의 개념에 대해 "사회 사각지대에 있거나 자기 역할을 하고 싶지만 쉽사리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돼서 경제, 예술, 육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공동체 활동의 성과나 결과물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권 센터장은 특히 따복공동체와 사회적 경제의 유기적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사실 마을만들기와 사회적 경제는 다른 것이 아니다. 마을은 복지와 환경, 육아, 교육, 노인, 청소년, 경제 등 모든 것이 필요한 복합체다. 마을마다 사정과 특성, 발전 정도가 달라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이 다를 뿐"이라며 "마을을 대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지원사업을 할 때에는 종합적이고 통합된 시각을 갖춰야 하고 전문적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센터 출범 후 가장 큰 성과로 경기도 모델의 전국 확대를 꼽았다.

권 센터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햇수로 3년밖에 안 돼 아직 성과를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통합 지원’이라는 경기도만의 모델이 전국으로 확대됐다는 점은 고무할 만한 일"이라며 "또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 역시 ‘따복공동체’를 단순히 제도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 혹은 사회적 경제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간 해 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과 역할이 더 많고 크다고 생각한다. 따복공동체의 철학과 가치 속에서 주민과 마을, 사회적 경제를 잇는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따복공동체… 민관이 만나고 현장 지성을 채우다

경기도는 따복공동체 5대 과제로 ▶사람을 키우다 ▶마을을 그리다 ▶관계를 넓히다 ▶호혜와 협동의 경제를 하다 ▶융·복합을 생각하다 등을 설정해 각 과제별로 수십 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눈여겨볼 만한 사업 중 하나가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이다. 이 사업은 주민 활동의 영역과 범위에 따라 3가지 지원 분야로 나뉘는데, 주민이 모여 소통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 조성’, 공동육아·주민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 활동’, 마을의 삶터 회복을 위한 ‘공동체 활동’이 그것이다.

▲ 찾아가는 마을학교 강사 양성 과정.
주민이 대상자로서 신청과 심사, 선정의 일방적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주체자로서 공모 과정에 참여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각자의 의견에 따라 다른 주민 모임의 활동을 평가하게 된다. 주민 참여 심사는 단순히 선정을 위한 점수평가가 아닌, 주민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경험을 배우고 나누는 장이 되도록 진행된다. 올해 경기도 각 지역에서 선정된 주민모임은 총 178곳이다. 마을과 학부모, 주부, 상인회, 청년, 다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모임이 참여해 육아와 경제, 복지, 환경, 다문화, 역사, 문화예술 등을 활동 주제로 제안했다. 선정된 주민모임에는 이후 마을만들기 이해, 마을계획 수립, 조직화 등의 현장 컨설팅과 사업 운영에 관한 상담 기회가 제공됐다.

▲ 공동체 구성원들이 악기 연주 등 취미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꾸러미로 묶어 적극적 홍보와 전략적 판매 활동을 하는 ‘상품꾸러미 지원사업’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공동브랜드 ‘따복꾸러미’를 개발해 유관 행사 참가 및 홍보·전시, 유통매장 입점 판매 등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 ▶사회적 경제기업인 역량 강화 교육 ▶따복공동체 활동가학교 ▶따복공동체 주민학교 등 따복공동체의 가치를 알리고 기반을 단단히 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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