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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인천시청과 인천교육청은 서로 옆에 있으며 정문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단지 건물의 크기가 다르고 건물 정면에 붙어 있는 커다란 홍보 내용이 다를 뿐이다. 어쩌면 건물의 외모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얼핏 보아 그냥 일반 큰 관공서로 크기에서 차이를 느낀다. 어쩌다 찾아오는 시민도 처음에는 한두 번 딱히 물어보고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어림짐작으로 정문에 다가가 확인하고 업무를 본다. 물론 교육청과 달리 시청 정문에는 그런대로 수위실 역할을 제대로 하지만….

 시민들이 그런 것까지 알 필요가 없으며, 민원이 생기면 그때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살면서 한 번도 안 갈 수도 있다. 시청과 교육청이 어떤 곳인지 모르고 사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일반시민이 학교 문제나 자녀 교육 문제로 시교육청에 찾아가기란 정말 그 문턱이 높다. 아마 시청보다 더 가슴앓이를 하고 찾아가는 것은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자녀 교육 문제 때문일 것이다. 평생 시교육청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지내는 학부모가 많으며, 교육감이 누구인지 모르고 사는 학부모가 자녀를 잘 가르치고, 교육청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고 사는 지역의 교육이 더 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녀들을 잘 기르고 교육 잘 시키는 학부모가 시교육청 다녀봐야 좋을 게 없을 것이고, 일반 시민은 더더욱 시교육청에 갈 일도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많은 문제점을 갖고 대두됐던 세월호 시위 교사에 대한 진보 교육감의 징계에 관련소식을 보도하는 내용이 별로이고, 더욱이 교육 노조 출신 교육감이 새 정부와 코드가 같기에 보도 자료에서 아쉽지만 그대로 넘어가는 느낌이 든다.

 시교육청은 지역교육에서 특히 자녀 교육을 맡기는 학부모에게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이념 투쟁으로 교육에 대한 막강한 권력을 누리는 새로 형성된 기득권이 차지하고, 일반 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기대, 그리고 열심히 배우고 가르침을 주며 올바른 인성 교육을 하는 일선학교 선생님에게 교육적 정의는 이미 사라진 곳이 되고 말았다.

 시교육청의 힘이 지나치게 커졌고, 교육 행정력이 일선 학교에 예산 배부나 인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단위 학교장이 제대로 숨 쉬고 어린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특색 있는 학력 신장과 인성계발을 할 수가 없다.

 교육 문제의 핵심은 교수-학습의 투입과 과정을 벗어나 결과의 평등에 주력하고 있다. 어떻게 가르치고 가르친 결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평등에 초점을 맞춰 특목고·자사고 없애고, 시험도 보지 않는가 하면 수능에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못 믿을 교육에 사교육비는 줄지 않을 것 같고, 인기 학군 지역에 학교 학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학생들의 해외 어학연수는 줄지 않을 것이다.

 교육 문제의 진짜 알맹이는 가르침인데, 시교육청에서는 일선학교에 어제까지 해오던 장학지도를 막고 있어,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시교육청 차원의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코드의 노조원 교사를 교장 급의 장학관 교육연구관으로 그리고 공모교장 발령 등으로 이루어진 인사 발탁(?)은 강한 교육 행정력의 또 다른 메시지 효과가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교육 현장에서 평생 가르침을 베푼 많은 선생님들의 가슴에 슬픈 회한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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