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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자섭 광주시의회 의원
미래에서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가난하던 시절,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에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교육은 그 시절을 이겨내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이제 대학 전공이 평생직업을 결정했던 시대는 끝나간다.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의 말대로 지금 대학 졸업생이 사회에 나가면 적어도 여섯 번은 직업을 바꿔야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지금껏 대학이 첫 직업을 위한 교육을 했다면, 이제는 여섯 번째 직업을 가질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하나의 ‘직업’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아이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미래를 읽지 못해 하는 치명적인 실수다. 미래 사회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특정 직업을 찾아 ‘취업’을 하는 제한된 길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만드는 ‘창직’의 길을 개척하는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부모 되기’에 동참해 벼랑 끝을 향해 달릴 것이 아니라 미래 교육 코드를 잘 숙지해 오래 달릴 수 있는 지력을 아이에게 길러줘야 한다.

 인생의 달리기를 시작해야 할 대학이란 출발점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위해 필요한 근육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학생들을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된다. 이들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 ‘정답 찾기’ 연습을 반복하면서 겨우 정답을 찾는 도사가 됐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고 보니 ‘넌 아직도 정답만 찾고 있니?’라는 식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미래는 어떤 실력을 갖춘 인재를 원할까?’

 과거에는 IQ가 높은 인재를 원했다면 이제는 NQ가 높은 인재를 원한다. NQ는 ‘Network Quotient’의 약자로 ‘네트워크 지수’, 또는 ‘공존지수’라고 한다. 공존지수는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운영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수이다. 과거의 우리 사회는 수직적 관계로 이뤄져 있었지만, 지금은 수평적 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런 수평적 관계 속에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 가는 능력이 중요시되는 것이다. 또한, 요즘 교육과 관련된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화두가 바로 ‘창의융합’이다. 교육부에서는 최근 창의융합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정했고, 대학들도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방법을 수정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인재를 잘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미래 시대의 요구가 담겨 있다. 완벽주의자는 미래 사회에 환영 받지 못한다. 유연한 사고를 갖춘 미래력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어렸을 때부터 창의융합적 사고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국가의 흥망성쇠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교육정책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보고 열심히 달렸다.

 엄청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지난 수십 년간 세계사에 유례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은 분명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교육열이라는 장점이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 사회의 원동력일 수는 있지만 우리 교육의 장점은 아니다. 교육열이라는 장점이 변화의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 엄청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우리의 교육 체계가 바로 서서 진정으로 건강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사회에서는 누가 먼저 혜안을 갖고 미래를 예측하고 선점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좌우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 사실을 직시하고 지금 바로 교육에서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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