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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재광 평택시장
가을입니다. 평택의 논, 밭, 과수원은 수확을 앞둔 농산물로 풍성합니다. 사상 초유의 가뭄을 이겨내고 대견하게 영근 벼, 배를 보니, 노심초사 길러낸 농부의 정성이 느껴져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한가위, 오랜만에 가족 친지와 정겹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실 시민 여러분을 생각하며, 고등학교 때 배운 팝송이 떠오릅니다.

 ‘Time in a bottle’(병에 담긴 시간)이란 제목과 ‘If I could save time in a bottle’ 이란 첫 가사, 낭만적입니다. 만약 시간을 병 속에 담아 둘 수 있다면 어떤 시간을 담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아내와 처음 만난 날, 첫아이를 낳은 날, 내 집으로 이사하는 날처럼 행복한 기억도 좋겠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간을 병에 담고 싶습니다.

 2014년 4월. 시청에서 ‘브레인시티 사업’ 추진 촉구 시민집회 현장. 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평택 곳곳을 방문해 지역현안을 살피고 있을 때 중단된 브레인시티 사업으로 힘겨워하는 시민의 걱정 ·하소연·분노를 보았고 들었습니다.

 평택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멈춤 없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날의 시간을 가슴에 담고 노력한 끝에 모든 행정 절차, 자금 확보가 마무리됐고, 지역 주민에게 앞으로의 추진 현황을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2015년 5월. 메르스 발생으로 도시 전체가 위기에 휩싸였던 시간. 메르스 확산으로 힘겨웠지만, 1천800여 명의 모든 공직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평택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청소하고, 격리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며 힘을 모았습니다. 전국민의 성원과 평택시민의 노력으로 메르스가 종식됐고 백서 발행, 모의훈련을 실시해 유사 상황 발생 시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2016년 10월.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열린 시상식장. 우리 시는 2016 대한민국 도시대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229개 지자체 중 당당히 1등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중앙정부로부터 살기 좋은 도시, 매력적인 도시 평택의 위상과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오는 10월 18일에는 한국소리터에서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제11회 도시의날 행사와 더불어 2017 도시대상 시상식을 우리 시에서 개최합니다.

 2017년 봄. 최악의 가뭄으로 농작물이 바짝 타 들어갔던 시간. 전년 대비 절반도 되지 않은 강수량으로 가뭄 위기 경보가 상승하던 그때, 가뭄 현장 곳곳을 찾았습니다. 논과 밭에는 붉은 흙이 힘없이 날아다니고, 농심도 바짝 타 들어갔습니다. 예비비를 긴급 편성하고, ‘가뭄대책 추진 합동 TF’를 꾸려 가뭄현황을 확인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농업용수 저수지 현황을 다시 체크하고 작은 마을에도 광역 수도로 바꾸는 사업에도 예산을 투입하며 가뭄 해소를 위해 더 앞선 시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2017년 여름. 고덕산업단지. 지난 7월 4일 ‘3D V낸드(Vertical 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라인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2015년 5월 착공 이후 하루에 약 1만2천여 명의 건축 근로자와 약 1천8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앞으로 지방세입 증가와 더불어 시민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제공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평택시장인 저는 그동안 겪었던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병에 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최선, 최고의 시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보다는 어렵고 힘겨웠던 기억이 더 도움이 되고 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저는 미래 평택을 위해 값진 자산을 큰 병과 제 마음에 담아두겠습니다.

 올해 한가위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면서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빌어 보십시오. 저는 올 한 해도 시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일가, 친척들과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알찬 한가위 명절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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