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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지난 9월 초 6차 핵실험을 자행한 북한은 이후에도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일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정은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가운데 "말귀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 강변하면서 "트럼프가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 역설했다.

 이런 북한 당국과 김정은의 안하무인(眼下無人)격인 행위와 행태에 대해 전세계 국가들이 공분(公憤)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서울을 중대한 위협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까지 거론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독자제재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줄인 금융기관과 물자가 운송되는 뱃길, 하늘길 등을 모두 차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명단에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베네수엘라, 챠드 등에 이어 북한을 추가함으로써 북한주민은 미국 이민은 물론이고 방문도 전면적으로 금지시켰다.

 이런 일련의 조치로 이제 북한의 항구와 공항을 이용한 선박과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에 들어올 수 없으며,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의 수출금지, 원유수입 30% 감축, 건설-에너지-어업-IT-섬유-의료-교통산업 관련자 제재 등이 이뤄져 그야말로 북한의 손발을 꽁꽁 묶어 놓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런가 하면 남미의 멕시코와 페루, 중동의 쿠웨이트와 유럽의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도 잇따라 자국의 북한대사 추방 결정 또는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 거절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왕따’로 취급하는 국가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 규정하는 가운데 자국 주재 북한대사에게 출국할 것을 명령함으로써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중국, 인도에 이어 대북교역액 3위인 필리핀 정부는 지난 8월 북한과의 교역중단을 선언했으며, 캄보디아에서는 북한의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으며, 베트남에서는 현지 북한인 중 최고위급 인사인 북한 단천은행 대표를 추방했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 당한 싱가포르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추방당한 북한주재 대사가 아직까지 보임(補任)되지 않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최근 이뤄진 유엔의 대북 제재가 "자주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기 때문에 천백배 보복을 불사하겠다"는 으름짱을 놓으면서 반미대결전에 총궐기해 최후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군중대회를 개최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강경한 대응방침을 연일 천명하고 있다.

 급기야 이런 상황을 ‘강 건너 등불’을 지켜보는 것과 같이 관망적 자세를 견지해 오던 중국에서도 상황이 매우 심각함을 뒤늦게 인식해서인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즉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북 군사공격을 중단시키고 대화를 재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북한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이 아무 것도 안 했다면, 미국은 북한을 수차례 파괴했을 것"이라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국제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왕따움직임’은 그야말로 ‘뿌린 대로 거두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이자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결과로 앞으로 그 범위나 강도가 더욱 확산되고 강화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제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발붙일 곳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며,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북한의 경제적 입지나 외교적 고립은 정권 자체가 존망의 매우 큰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이라도 핵경제 병진노선과 핵보유국의 헛된 망상을 버리는 것만이 그나마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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