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jpg
▲ 김필수 대림대 교수
지난 9월 28일부로 김영란법이 적용된 지 1년이 넘었다. 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적용 대상과 방법에 대한 많은 논란을 자아내고 있다. 자동차분야의 영향은 어떻게 됐을까? 기자들이 대상이다 보니 신차 행사와 시승 등 모든 것이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아예 오찬이나 만찬은 사라지고 법 적용 대상이 아닌 SNS 등 동호인 대상 홍보가 늘어 역시 가장 중요한 홍보수단이 약해지고 왜곡된 홍보가 많았다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과는 완전히 다른 우스운 관행으로 바뀌었다. 시승 자체도 평일 당일에만 가능해지면서 2~3일은 시승해야 정확히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방법을 하지 못한다. 시승차를 신청서를 통해 신청하고 본인이 방문해 차량을 받고 주유도 본인이 해야 하는 해외에는 없는 우스운 관행도 등장했다. 자동차 기자의 본 임무인 자동차의 정확한 파악이 힘들어지면서 일반인들에 대한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이 커졌다.

 해외에서의 초청 등은 비행기표 하나 보내지 못하다 보니 한국인은 처음부터 제외돼 국제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제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모터쇼에 참석해 정확하고 발 빠른 정보도 이제는 많이 적어지고 있다. 아예 초청을 못받으니 한국인 참석수가 수분의 일로 줄었다. 지방에서의 자동차 행사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됐다. 기자를 초청할 수도 없고 대접도 어려우니 수도권 약식 행사만 치르게 되는 것이다. 지방의 기회도 박탈하는 왜곡된 시스템이 시작된 것이다. 자동차 전문기자를 업으로 했던 기업은 협찬을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방적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균형 잡힌 투명성은 어려워지게 됐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 더욱 중요해지는 요즈음 그 똑똑한 서울대 교수가 지방에 갈 수 있는 방법도 없어졌다. 김영란법에 국립대 교수의 특강비가 교통비 포함 시간당 20만 원이어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러 시간 내서 가는 봉사도 아니고.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시점에 우리는 악법으로 시장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긍정적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면서 국민들에게 청탁이 없어지는 듯이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은 더욱 앞으로를 걱정스럽게 만든다. 3, 5, 10을 5, 10, 5로 바꾼다는 등 겉치레적인 개선 방법은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개선방법은 분명하다. 기본부터 잘못된 민간인 대상은 제외하고 도리어 국회의원이나 시민단체 등 힘 있는 대상을 포함하든지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그렇게 강조하는 국민의 대다수가 김영란법을 찬성한다면 필자가 항상 강조하듯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김영란법의 대상으로 개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항상 우리가 얘기하는 ‘초유의 청렴국가 탄생’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나는 괜찮고 너는 안된다는 ‘내로남불’이 마음속에 있다면 김영란법은 탄생부터 잘못된 것이다. 외국인은 왜 하는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필자는 김영란법에 대해 아무리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을 정도면 근본부터 심각한 법임에 틀림이 없다. 이 글을 쓰고 약 10만 명의 악플이 달릴지 모르지만 100만 명이 될 때까지 계속 지적하련다. 남들은 욕먹으면서 왜 이러냐고 하지만 악법이 개선된다면야 무슨 일을 못하겠는가. 포퓰리즘에 휩싸여 이상한 법은 더 이상 만들지 말자. 단통법도 그렇고 대학에 적용된 NCS도 그렇고, 이제 김영란법까지. 포장도 그만하자. 바로잡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