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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남현 계양공원사업소 녹화지원팀장
‘인구 300만 도시’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천광역시 인구가 300만 명을 넘어선 지 어느덧 1년이 되어 간다. 우리나라에서 3번째 거대 도시가 된 것이다. 인구 300만 명 이상의 도시는 세계에 78개밖에 없다. 인천은 급격한 인구 유입 현상으로 거대도시가 된 것이다. 인구 300만 명의 도시는 모든 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시민의 생활 패턴이 바뀌게 된다. 소비와 문화의 성향에 변화를 가져 온다. 거대한 소비 도시로 변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 요즈음 인천에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급격하게 많이 입점하고 있는데, 인구 300만 도시의 소비력을 겨냥한 대기업의 전략에 따른 현상인 것이다. 소비자들은 쇼핑의 편리성 때문에 SSM 이용을 선호한다. 매출액 또한 어마어마하다. SSM의 활성화는 재래시장, 동네 슈퍼에 매출액 감소 등 상대적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SSM의 입점과 관련해서 지역상가와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소비 패턴의 변화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에 따라서 생긴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상점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건물 사이에 있는 점포 지붕을 투명한 유리 등으로 이어서 막음으로써 비를 피하고 산책하면서 상품을 구경할 수 있는 거리로 발전시켰다. 안전함과 여유를 즐기면서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패턴의 아케이드를 탄생시킨 것이다. 학자들은 아케이드를 백화점의 전신으로 보고 있는데, 1843년 백화점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라빌드 파리 백화점’이 지어졌고, 30여 년 후 백화점이 크게 흥행하게 됐다. 당시 백화점은 "각 층이 하나의 단일한 공간을 이뤄 한눈에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원리를 적용했다고 한다. 결국,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상품을 고르고 흥정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 온 것이다. 요즘 SSM도 도시 변화 추세에 맞춰 다양한 상품, 먹거리, 영화, 공연, 쉼터 등 복합쇼핑센터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성향의 변화는 지역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균형 있는 소비문화 유도를 위해서는 시민의 생활 패턴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인구가 많은 도시는 그만큼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직장인부터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까지 삶의 방식과 생활 패턴도 다양하다. 인구 300만 도시 인천은 과연 도시 규모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가? 인천 시민으로서 행복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면 격에 맞는 도시 기반시설과 그린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300만 시민의 다양한 활동 욕구를 수용하면서 지역 균형을 고려한 소비문화 패턴을 창출하려면, 그린인프라를 균형 있게 배치해야 한다. 그린인프라가 조성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다양한 소비 행태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인구 300만 도시의 격에 맞는 그린인프라는 동물원, 테마파크(디즈니랜드 같은 유희시설), 식물원(botanical garden) 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동물원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부분 광역시와 중소 도시인 청주에도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인천에는 대도시 위상에 걸맞은 동물원은 없다. 다만 인천대공원에 소규모의 동물원이 있을 뿐인데, 찾아오는 관람객은 매년 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천시민은 자녀의 정서 함양과 교화를 위해 동물원에 가려면 타 도시에 있는 동물원을 찾아 가야만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물론 동물원 운영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 운영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지만, 인구 300만 도시에서 거주하는 시민으로서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국내 3대 거대 도시로서 격에 맞는 동물원, 테마파크, 식물원 등 그린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며, 그린인프라를 적정하게 배치해 균형 있는 소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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