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401010006860.jpg
▲ 인천시 남동구 동산비전센터의 인천다문화어린이합창단은 올해 ‘제2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유일한 다문화 팀이다. 사진은 인천다문화어린이합창단 단원들이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동산비전센터 인천다문화어린이합창단 제공>

인천시 남동구 동산비전센터에서 생활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밝다. 자칫 내성적이고 어두워질 수 있는 환경이지만 노래를 통해 꿈을 키워 가는 아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제2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의 유일한 다문화 팀인 ‘인천다문화어린이합창단’은 2013년 동산비전센터 다문화 토요학교와 함께 만들어진 합창단이다.

 이 합창단은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요르단, 인도, 스리랑카 등 12개국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 가정 자녀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매주 다문화 토요학교에서 엄마와 함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는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합창단 지도교사인 정인자 교사 역시 노래 덕분에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보는 게 큰 보람이다.

 정 교사는 "매주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다른 센터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밝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노래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상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많은 공연에 나서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생겨 자연스럽게 꿈도 다양해졌다"고 웃었다.

 인천다문화어린이합창단은 2013년 1월 창단한 이후 매년 세계 여성의 날 행사와 아시아 무도대회, 인천아시안게임 시민 서포터즈 발대식 행사, 국제청소년 문화교류협회 공연, 전국체전 개막식, 세계 어린이 태권도 문화축제 등 인천시나 10개 군·구가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초청받고 있다. 올해도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개막식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전국바둑대회 축하공연, 인천외항선교협회 송년축제 등 많은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에도 합창단 운영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아이들이 한국말이 서툴러 가사 뜻을 이해하지 못해 노래가 무미건조해지거나 합창단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충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회나 행사를 참여하더라도 합창단 이동이나 식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가 있지만 따로 예산이 없어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참여했던 ‘제1회 인천시 어린이 합창대회’에서는 2차 예선까지 올라갔지만 구립소년소녀합창단 등 전문적으로 합창을 해 온 아이들과의 실력 차이를 느끼고 돌아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 받는 상처보다는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얻는 자신감과 행복이 더욱 커 올해 대회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장래 희망이 생기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서다.

 정 교사는 "사실 다른 한국 아이들과 비교가 될까봐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한국말도 배우고 노래의 의미도 알아가는 과정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며 "상을 받으면 물론 좋겠지만 수상보다는 아이들이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