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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반평화적 도발행위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는 가운데 대북제재와 압박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었던 미얀마와 베트남, 우간다 등에서도 자국 주재 북한 외교관을 강제적으로 추방함으로써 ‘북한고립화’를 위한 조류가 매우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이런 국제적 추세나 흐름을 애써 외면하는 가운데 ‘핵이나 미사일개발’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온갖 구실과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이런 북한의 견강부회(牽强附會)적 행태는 각종 매스컴을 동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요 당국자의 입에서도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외무성 북미국장 최선희의 발언인데, 그녀는 이곳에서 열린 ‘국제핵 비확산회의’에서 "국가주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은 핵보유뿐"이라 역설하는 가운데 "우리는 이라크와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면서 "앞으로 핵무기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불에는 불로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이런 최선희의 발언을 곱씹어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일말의 동정심과 측은함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북한체제의 특성을 감안해 볼 때, 이 발언은 일개 외무성 국장의 견해라기보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구호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북한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 발언은 북한당국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핵이 체제보위의 주요 수단이기 때문에 핵이 없으면 조선도 없다"라는 논리의 복사판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 논리는, 이 지구상에서 북한만이 유일하게 주장하는 시대착오적 망상에서 비롯된,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스스로 정당화하려는 "겉 다르고 속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한 것"이다.

 북한당국은 저 멀리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일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현재의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서도 ‘전한반도의 공산화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왔다.

 특히 그들이 국가의 명운(命運)을 걸고 개발에 진력하고 있는 ‘핵’의 경우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행태", 즉 자신의 공산화 통일 야망을 실현하려는, 화전 양면전략에 다름 아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지난 1992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1994년의 제네바 합의인데, 1992년 2월 북한은 우리와의 ‘공동선언’을 통해 핵무기의 시험과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않고 오로지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할 것을 합의하였으며, 1994년 10월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통해서도 핵을 평화적으로만 이용할 것을 확약하면서 그 대가로 중유나 경수로 건설장비 등을 제공받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비밀리에 핵 개발에 진력해 6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자행했고, 그것도 모자라 이 핵을 가지고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대내적으로는 "핵보유, 핵강국"을 구실로 해 2천500만의 주민들을 궁핍과 가난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으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독재정치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의 이런 시대착오적 망상과 인민들을 향한 폭압적 행태는 국제사회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대북 제재와 압박만을 불러올 뿐이다. 마치 "섶을 지고 불에 들어가려 하는 것"처럼 어리석기만 한 이런 북한정권의 핵개발 놀음은 결국 체제 자체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뿐이기 때문에 일말의 안타까움과 함께 동정심과 측은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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