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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최근 전기차가 자동차 주류로 편입되면서 각국이나 메이커에서 전기차 개발 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오는 2025년 자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를 선언하고 독일과 인도 등이 뒤를 잇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가 2040년을 선언했다. 중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다. 메이커들도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디젤게이트로 곤혹을 치렀던 폭스바겐이 2019년까지 약 80개의 전기차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고 벤츠 등도 다양한 전기차 개발을 언급했다. 볼보는 아예 2019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토요타는 수소 연료전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도 개발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전기차는 완전한 흐름이 되고 있으며,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까지 발전했다. 특히 선진국 대비 내연기관차 원천기술 개발에 한계를 느꼈던 중국은 모두가 시작인 전기차를 중점적인 대상으로 삼아, 중앙정부 차원에서 모든 것을 전기차에 걸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메이커 입장에서는 그리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120여 년 동안 수직 하청구조의 중심이었던 내연기관 중심에서 핵심부품이 엔진과 변속기를 빼고 배터리와 모터를 넣는 수평 구조로 탈바꿈하는 것이 별도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은 아직 경쟁력이 높고 주도권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장 안정화되고 발전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변하기보다는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친환경성으로 단계별로 발전하는 양상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히 전기차는 아직 부작용도 크고 완성도가 약한 측면도 많은 것은 물론 보조금 지급으로 연명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확립되기에는 아직 경쟁력이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연차적으로 진행해 연착륙을 바라는 것이 메이커의 입장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서야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역량을 가지기 시작한 현대차그룹 등에서는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의 생각도 아직 전기차는 세컨드 카이고 무공해가 필요한 영역에서 도심형 단거리용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고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가 등장하면서 단계별 발전으로 충격을 완화하고 동시에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 그러나 국제적 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미세먼지 등 현안 문제가 부각되면서 전기차의 등장이 빨라지고 있다. 내년 후반을 전기차의 빅뱅이라고 할 정도로 각종 전기차 단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직은 일본이나 미국 등은 전기차 선언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 등도 완전한 선언적 입장보다는 기존 디젤 게이트를 탈피하고자 전기차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선언 국가와 같이 적당한 기일을 삼아 발표를 할 것인가? 우리의 현실과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미래의 먹거리 차원에서 확실한 환경을 벗 삼아 발표를 해야 한다. 무작정 발표만 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선언적 의미만 부여한다면 안 하느니 못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공약에서 문제점도 많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무작정 발표를 하다 보니 설익은 정책이 생각보다 많다. 2030년 경유차 퇴출이나 임기 내 전기 이륜차 260만 대 보급 등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정책이 많았다.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몇 년에 내연기관차 판매중지 등을 선언하는 것이 좋을까? 굳이 한다면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이 2040년 정도가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업계나 정부 등의 입장은 물론 우리의 보급이나 기술 정도 등 가장 무난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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