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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한국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전세계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프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한핵과 미사일에 대한 강경한 응징과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재확인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된 북한의 대내외 사정 역시 매우 심각하게 되고 있다. 한때 북한과 전통적 친선과 혈맹을 강조하던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실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가운데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었던 석탄과 철광석, 섬유제품이 설 땅을 잃었는가 하면, 원유와 식량 등의 수입조차 원활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었던 미얀마와 베트남, 우간다까지도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강제로 추방하는 등 북한이 겪고 있는 외교적 고립 움직임 역시 매우 심각하게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측근들에 충성심 독려를 위해 해외에서 각종 사치품 등을 수입해 이른바 ‘선물정치’를 펴왔던 김정은 또한 극심한 통치자금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북한정권은 선대(先代)인 김일성, 김정일은 물론이고 현재의 김정은에게 이르기까지 당-정-군의 최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급 승용차나 시계, 전자제품 등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나눠 줬다. 특히 이제 겨우 30대 초반인 김정은은 자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런 사치품 수입에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통치자금을 조성해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거듭된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자행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면서 교역이나 해외 노동자 파견 등 정상적인 방법만으로는 이런 자금을 충당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북한당국은 ‘죽기살기식’의 온갖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기 시작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충성자금 또는 혁명자금’ 명목으로 해외 주재관은 물론이고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외화를 벌어들일 것을 강요하고 있다.

 즉 국제적으로 거래가 엄격하게 금지된 핵무기나 중장거리 미사일은 물론이고 각종 재래식 무기를 불법적으로 수출하고 있는가 하면, 해외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벌어들인 임금까지 강탈(强奪)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슈퍼노트’로 불리우는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까지도 은밀하게 제작해 유통시키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과 같은 항구를 이용해 밀수와 물물교환, 선박 국적 위조, 해외 위장회사를 이용한 물품 구입 등과 같은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거래하는 물품은 아편을 비롯해 코끼리 상아, 가짜담배, 가짜양주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 밖에도 전세계 40여 개국에 있는 자국 대사관 건물내의 일부를 여행객들에게 숙박시설로 제공하거나 제약회사에서부터 광고회사, 요트클럽 등에 임대하는 불법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인도대사관에서는 지하에 정육점까지 차려 운영하는 등 외화벌이에 미친 듯이 매달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에 지어져 있는 한국 ‘현대아산’의 숙박시설과 버스, 식당 등을 중국인을 포함한 해외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의 100여 개 기업이 개성공단 내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훔쳐 유통하는가 하면, 이들 기업이 가동했던 각종 설비나 원자재 등을 비밀리에 가동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오늘날과 같은 21세기 최첨단 과학사회에서 이렇듯 비양심적인 원자재의 불법 유통은 물론이고 도적질까지 일삼고 있는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어떤 면에서는 안타까운 마음마저 감출 수 없다. 이렇듯 북한 당국이 날로 강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은 뻔뻔하기 그지 없는 일일 뿐 아니라 주권 국가로서 매우 수치스러운 행위라 하겠다. 이런 불법행위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상대할 국가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며, 종국에는 ‘독불장군’과 같은 가련하고 처량한 신세에 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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