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회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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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회생하려면
홍순목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부위원장/(재)서인천장학회 이사
  • 기호일보
  • 승인 2017.11.27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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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목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부위원장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강도 건너야 하고 때론 높은 산도 올라야 한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벽도 마주하게 되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 수 없을 것 같은 기로에 서기도 한다. 누구나 이와 같은 일을 마주하게 되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물론 이에 따라서 결과도 달라질 터이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왔다면 병아리가 되지만, 누군가가 껍질을 깨뜨려 주었다면 이미 삶은 계란이 된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말을 보거나 들어 봤을 것이다.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친구나 동료가 힘내라고 같이 한번 도전해 보자고 건네는 말 중의 하나이다.

 껍질은 일정 기간 우리를 지켜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성장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된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그리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반드시 깨야 하는 도전의 대상이다. 일은 단순하지만은 않다. 계속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무릎을 꿇을 것인가 그리고 생명력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생명력을 잃은 채 역사의 화석으로 남을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은 단지 껍데기를 깨는데 있지 않다. 그것은 껍데기를 깨기는 깨되 누가 깨느냐에 달려 있다. 즉 내가 깨면 생명이지만 남이 깨면 죽음만이 남을 뿐이다.

 보수진영이 위기에 처해 있다. 그것도 단순한 위기가 아니다. 궤멸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커다란 위기다. 세상에 가치 없는 존재는 없다지만 현재의 상황은 보수의 가치를 거론조차 하기 힘들다. 보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세상은 한쪽 날개를 잃은 새처럼 온전히 앞으로 날아갈 수 없다.

 보수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첫째 보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보수가 공익에 근거하기보다는 사적인 요인으로 분화됐기 때문이다. 셋째로 보수가 혁신의 길을 잡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혁신이냐 적폐청산이냐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스스로 하면 혁신이 될 것이지만 타 진영에 의한다면 적폐청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현재 보수 진영은 적폐의 청산이라고 하는 프레임에 갇혀 삶은 달걀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보수 자체의 혁신노력이 미흡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반격을 가하고 있지만 이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방편이 될 수는 있어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전략이 될 수는 없다.

 적폐청산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스스로 더 크고 더 과감한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적폐의 청산이 근육을 끊어내기를 요구하는 데 있다면 혁신의 길은 팔다리를 끊어 내는 일일지라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반발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각종 인연과 인정에 따르다 보면 될 일도 안 된다. 때문에 구태를 도려내는 혁신의 성패는 추진하는 쪽의 과감성과 정당성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은 단순히 썩은 부위를 끊어 내는 데에만 있지 않다. 혁신은 맑고 신선한 인물을 채우는 일이기도 하다. 보수는 지난 9년간의 집권기를 통해 말 잘 듣고 순응하는 인사를 우선적으로 채워 왔다. 그러다 보니 위기가 와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돌아오는 지방선거부터 소신 있는 인물, 순응하기보다는 도전정신에 불타는 새로운 인재를 수혈해야 한다.

 끊어 낼 것은 과감하게 끊어 내고 꼭 필요한 사람은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얻을 때라야만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고 보수도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수의 회생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보수가 다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양쪽 날개의 한 축을 바로 세우는 것이고 결국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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