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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독일의 보쉬이다. 1만 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무장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큰 소리치는 ‘슈퍼 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독일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4개가 포진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더욱 안정되고 발전 가능성이 큰 이유는 바로 메이커를 기반으로 강력한 글로벌 부품회사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100대 부품회사에 여러 개가 있고 이 중 현대모비스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매출 자체가 수위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순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 기반의 부품회사로 보면 매우 취약하다. 특히 현대기아차를 기반으로 하는 납품 실적이 커서 균형 잡힌 부품회사로서 보쉬 등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세계 최초의 개발품은 아직은 매우 적은 상황이고 수입을 대체해 국산화시키는 사례는 많으나 처음으로 획기적인 개발품은 아직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최근 파노라마 선루프용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거의 양산형 모델까지 간 부분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량이 전복됐을 경우 깨진 파편으로 탑승객이 부상당하는 것은 물론 가장 취약한 선루프 부분으로 인해 탑승객이 튕겨나가는 등 가장 취약한 부위인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됐다. 이번에 이를 가리고 보호할 수 있는 대형 에어백을 처음으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러한 모델이 현대모비스의 본모습이라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문제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구개발 인력을 매년 충분히 보완해 글로벌 부품회사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도 획기적으로 높여서 독일의 보쉬 같은 강력한 ‘슈퍼 을’이 돼야 한다. 길게 보고 10년 이상을 노력하는 꾸준함이 요구된다. 둘째로 부품 협력사와의 진정한 상생모델이 요구된다. 좀 더 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해 주고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이윤을 공유하는 모델도 더욱 많이 필요하다. 아직은 이러한 상생모델이 부족하고, 협력사에서 생산된 부품을 다양한 공급처를 마련해 주는 등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더욱 요구된다. 더욱 하청업체를 배려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로 최근의 화두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원천기술의 확보이다. 선진국 대비 약 3~4년의 격차가 있는 만큼 제대로 매진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도태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부품과 센서 등 각종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급격하게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서둘러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해져야 한다. 넷째 대체품 등 자동차 부품의 선진 유통 정착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부품은 OEM 부품이나 대체품, 리사이클링 부품 등 다양한 영역이 있고 장점이 있어서 선진국에서는 상당 부분 영역이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국내는 오직 OEM부품만 존재하는 왜곡된 상황이다. 결국 다양한 부품이 유통되는 선진 부품 영역으로 정착될 것인 만큼 현대모비스의 충분한 역할이 필요하다.

일명 ‘순정품’만 강조해 ‘비순정품’이 나쁘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2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부품군을 통해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다양성이 존재하고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중심에 현대모비스가 있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앞서 언급한 각종 고민을 숙고해 국내 자동차부품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부품회사로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강대기업’으로 탄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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