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에 따르면 미추8재개발조합은 지난 3일 분양신청을 받으려다 잠정 연기했다. 서울여성병원이 조합원 이주 시기인 내년 말 이전할 수 없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주안2·4동 재정비촉진지구 안 도시개발1구역 공사가 끝나는 2021년 7월 이전한다고 했다.
조합은 올해 분양 신청과 관리처분 인가, 주택도시기금 심사 등을 마쳐야 한다. 2월 초 분양 신청을 받지 못하면 기금 심사가 늦어져 지원을 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청년주택 등 다른 주거사업에 투입돼 기금이 고갈될 수 있어 서다.
이 때문에 조합은 서울여성병원이 내년 말까지 인근 건물로 이전하면 산출된 영업보상, 이전비용을 지불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여성병원이 이전 건물 임대료, 인테리어 비용까지 조합에 요구하고 있어 협상은 진전이 없다. 대한토지신탁, 포스코·한화건설 등 조합 협력업체는 서울여성병원 조기 이전 없이는 분양 신청받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009년 재정비촉진지구를 수립하면서 당시 조합(추진위원회)은 서울여성병원을 구역에서 빼 존치해야 한다고 구에 요청했다. 영업보상 등 서울여성병원이 전체 사업성을 떨어트려 조합원 부담을 높이기 때문이었다.
구는 2010년 3월 9일 서울여성병원과 주안의료타운 양해각서(MOU)를 맺고 도시개발1구역을 선도구역으로 삼았다. 따라서 미추8구역 재개발보다 서울여성병원 이전이 먼저 이뤄진다고 조합을 설득했다. 영업보상과 이전비용도 줄 필요 없다고 했다. 서울여성병원은 수차례 계획을 바꿔 현재 공동주택 4개 동(864가구), 종합병원 1개 동, 상업시설로 변경했다. 구 약속과 달리 착공도 못한 채 7∼8년이 지났다.
서울여성병원 관계자는 "난임센터 등 공기 흐름까지 차단해야 하는 시설을 쉽게 옮길 수 없다"며 "건물 구조가 달라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고 3.3㎡당 200만 원이 넘는 인테리어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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