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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성공한 삶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일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도 유익함을 줍니다. 그래서 일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과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성공한 삶은 곧 사랑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유명작가는 "소설가가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독자도 그의 작품을 싫어한다. 그래서 소설가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사랑은 아름다움을 보게 합니다.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라는 책에 백화점 속옷 가게에 들어간 소년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백화점 속옷가게에 들어간 소년이 쑥스러운 듯 망설이다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저, 내일이 엄마생신이라 내의를 선물하려고 하는데, 어떤 것을 선물해야 하나요?"

 "얘야, 엄마 치수가 어떻게 되시니?"라고 직원이 묻자, 소년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직원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럼 엄마는 키가 크니, 작으니? 그리고 뚱뚱하신 편이니, 날씬한 편이니?"

 이 질문에 소년은 활짝 웃으면서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울 엄마는 완벽해요. 엄마는 굉장한 미인이셔요."

 소년의 이 대답에 직원은 가장 날씬한 치수를 곱게 포장해 건넸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소년이 다시 찾아와 속옷을 바꿔 갔습니다. 소년이 바꿔간 치수는 속옷으로는 가장 큰 치수였다고 합니다.

 소년의 눈에 엄마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은 없었을 겁니다. 저는 왜 소년의 눈에 엄마가 아름답게 보였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로 사랑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어느 누구에게라도 사랑하는 대상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보일 겁니다. 그게 사랑이 주는 힘이니까요.

 일본에서 수학의 최고 권위자 중에 기쿠치 박사가 있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그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유학을 했는데, 당시 그가 유일한 동양인이었고, 또 늘 일등을 했다고 해요. 그러니 학교에서는 당연히 유명인사가 되었겠죠. 그러다 보니 영국 학생들의 자존심은 무척 상했을 겁니다. 특히 기쿠치에 이어 늘 2등만 했던 브라운이란 학생은 더 심했을 겁니다.

 학기말 시험을 앞둔 어느 날, 기쿠치가 독감으로 인해 학교를 며칠 동안 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학생들은 드디어 브라운이 일등을 차지해 영국인의 명예를 되찾아줄 것이라고 수군거렸다고 해요.

 드디어 기말시험이 끝난 며칠 뒤 게시판에 성적이 발표됐습니다. 게시판 앞에 모인 영국 학생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수군거렸습니다. 왜냐하면 기쿠치가 일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곳에 나타난 기쿠치가 더듬거리는 영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병원에 있으면서도 일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브라운 덕이야. 날마다 브라운이 그날 배운 강의노트를 들고 와서 교수님과 똑같이 강의를 해주었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행」이란 책에 소개된 이 이야기에서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질투까지도 초월한 브라운의 사랑에서 저의 부족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이렇게 감동을 주곤 합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런 사랑이 곳곳에서 베풀어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명문대학교의 교수가 된 후배가 방금 귀국을 한 선배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후배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선배, 얘길 들어보니까 전문대학에서 강의하기로 했다며?"

 "응."

 "아니, 얼마나 고생해서 딴 학위인데, 겨우 전문대학에서 강의를 해?"

 이 말을 들은 선배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 너는 좋은 대학교수 해라, 나는 좋은 교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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