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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소연 인천시교육청 교육정책자문단 지도위원
뒤돌아보니 어느덧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다.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활동 등을 하며 아이의 성장에 따라 엄마도 함께 성장했다. 지난 4년간의 인천시 교육정책 자문위원 활동을 갈음하는 이 시점에 한 아이의 학부모로서가 아니라 교육 가족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토론회에서 잠시 뵀던 교대 교수님의 사담이 생각난다. ‘학생들이 대학에 오느라고 너무 지쳐서 대학에서 공부를 안 하려고 한다’는 현실에 대학만 잘 가면 된다는 교육을 항한 사회의 삐뚤어진 시각에 씁쓸함이 남았다. 그럼에도 어느 학부모가 자기 자식이 대학에 잘 가는 걸 안 좋아할 사람이 있겠는가.

 30여 년 전 내가 다니던 학교와 지금의 학교가 여전히 주입식 교육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터라 교육개혁의 시급함을 간절히 느낀다. 인천 교육이 더 이상 기존의 교육 방식들로 머물러 있기에는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사물과 인간이 소통하는 시대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내가 본 교육청은 기존의 많은 모습을 탈피했다. 수업에 집중하는 선생님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 줄이기 노력부터 학생중심, 배움중심 교육으로 선생님이 먼저 공부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지원하고 수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의 실행으로 불필요한 행정을 덜어내는 변화를 지켜보았다. 예산 부족에 허덕대며 중학교 무상급식 시대를 만났지만 2번이나 드러난 민선 수장의 욕심으로 아이들에게조차 낯 뜨거운 실정에 정말 부끄러웠다.

 안타까운 위기의 교육청이 교육감 권한대행 부교육감 체제를 지나오며 기적처럼 회생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행로들로 직접 학생들과 함께 수업 받고 하루 일상을 나누며 현장을 검토하고 교육청에서 학부모 참여를 지원하며 적극 열어 줬다. 시청과 지자체 갈등도 당당히 맞부딪혀 해결해 내는 모습에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역대 최장기 권한대행 체제에 인천교육이 청렴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는 인천이 더 이상 교육 낙후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생각한다.

 서로 탓만 하지 말고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어야 내일이 오듯이 각 세대가 열린 마음으로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교육이 변해야 한다. 현재는 교육이 다양하게 변화해야 하는 과도기적 시대이다. 누군가의 노력만 기대해서는 변화하기 어렵다. 지금 내가 함께 변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현 시대는 공감과 배려가 필요한 소통의 시대라고 한다. 진정한 배려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를 내 아이가 자라는 세상에 주고 싶다.

 이웃나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급속한 학령 인구 감소로 한 아이가 4명 이상 어른을 책임져야 하는 미래사회를 고민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중점사업인 미래 역량을 가진 인간으로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 준비해야 할 때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믿음을 보여주고 응원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교육부는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교육과정에 녹아들 수 있게 고민해야 하고 대입의 패러다임을 장관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되지 않도록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의 자율 경영을 지원하는 촉진자로 지역별 교육지원청을 지지하고 해당 교육지원청은 단위학교의 개성 있는 교육을 긍정적으로 촉진할 때 학교가 변하고 학급이 변하고 아이가 변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리라 본다. 인천교육의 컨트롤타워를 건실히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선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이 돼야 한다. 300만 인천시민과 그 속의 교육 가족은 가장 능력 있는 교육감을 뽑아야 할 것이다. 작금의 물밑이 단단한 초석이 되도록 맘껏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마련할지 후보자들이 깊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이것이 인천시교육청의 변화에 기대를 갖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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