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 방식과 점화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이문태 총감독이 개회식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성화에 불을 붙일 최종 점화자 후보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달항아리 모양의 성화대 아래 미니 링크에서 스케이팅 후 불을 붙이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한국의 동계패럴림픽 출전 역사가 길지 않아 역대 메달리스트를 포함해 내세울 후보가 많지 않다는 게 조직위의 고민거리다.

지금까지 한국이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알파인스키 한상민의 은메달과 2010년 밴쿠버 대회의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은메달이 전부다. 한상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평창 대회에도 참가한다.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상당수가 개회식 성화 봉송 주자와 점화자로 차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한국 장애인 알파인스키의 ‘전설’인 한상민은 최종 점화자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한상민은 한국 패럴림픽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고,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참가했다. 2014년 소치 대회 때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평창 대회를 포함한 4회 출전은 한국 선수 최다 기록이다.

한국 선수단 전체 주장이자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캡틴’인 한민수와 간판 공격수 정승환도 점화자 후보로 꼽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패럴림픽 정신을 고려할 때 시각장애 선수와 선수의 ‘인간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가이드러너가 나란히 성화 점화자로 나설 수도 있다. 한국 선수 중 장애인 알파인스키의 양재림-고운소리, 황민규-유재형, 크로스컨트리스키 최보규-김현우가 선수와 가이드러너로 호흡을 맞춰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패럴림픽 개회식에서도 지난달 9일 비장애인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썼던 가파른 슬로프 형태의 성화대 구조물이 그대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직위가 성화 주자가 슬로프를 걸어 올라가는 방식 대신 크레인 등을 동원할 경우 하반신이 불편한 장애 선수도 점화자로 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회식 전날 눈 예보가 있어 당일 기후 상황에 맞게 개회식 진행 프로그램에 일부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성화 점화자는) 장애인 선수 한 명 한 명이 스토리이고 감동인 만큼 진정성에 호소하는 컨셉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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