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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 교육위원회의장

교직 생활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이런 저런 경제적 어려움으로 단위 학교장으로 힘들었던 때는 아마 IMF 경제위기 때 였을 것이다. 선생님이 근무하는 사무실별로 이면지 사용 권장, 학습용지 사용을 위한 결재, 그리고 사무실별 전력사용 체크 등이며, 심지어 학생들 수학여행까지 기간이나 지역까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선생님으로서 학생보다 먼저 외국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인천에서 해마다 1천여 명의 초·중등 교원이 20여 개 이상의 여행단을 만들어 유럽에서 가까운 중국까지 국외연수가 짧게는 6~7일에서 길게는 10일 이상을 교과별·학교 급별로 이뤄졌다.

 그러나 점차 자비 부담을 늘리면서 그후 교육청 주도로 선생님을 위한 국외 연수가 없어졌다. 다만 일부학교에서는 동문회 등을 중심으로 진학이나 학교교육 유공 선생님에게 해외 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나는 2000년 초 당시 미국 LA에 거주하는 출신 고등학교 동문회에서 부부 초청으로 미국 서부지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직접 미국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호텔 생활이 아닌 현지 후배 겸 제자 집에 2주 정도 홈스테이를 하면서 미국 생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면서 당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은 LA 다운타운에 있는 모건 스탠리 금융회사 방문이었다. 꽤 높은 빌딩에 3개 층 사무실로 한국에서 생각했던 사무실 구조가 아니었다. 넓은 사무실 평면이 칸막이 없이 책상 위에 컴퓨터가 비치돼 있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수직 계층으로 이뤄진 팀장, 계장, 과장, 부장이 없으며 모두가 업무 주체로 개인별 업무 능력에 따라 차지하는 사무면적이나 창가 위치가 정해지며, 사무 능력이 없는 사무원은 작은 책상에 달랑 컴퓨터 한 대에 넓은 사무실 책상들 사이에 볼품 없이 끼어 있었다.

하지만 업무 능력이 있을 경우에는 경관 좋은 창가에 몇 개의 창문을 차지하는 널찍한 사무 면적을 가지며 심지어 자신이 별도로 회사와 관계없이 업무 직원을 고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주차도 개인별 비용으로 주차면을 계약해 층별 접근성 등 위치를 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직위에 따라 주차가 이뤄지는 직위 중심 문화는 아니다. 능력급에 따라 넓은 공간이 파티션으로, 개인별 공간이 아니라 찾아오는 소비자가 안내받아 직접 업무 담당자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여서 철저히 사무능력 중심이며 소비자 중심으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조문화 없이 철저하게 개인별 책임 경영 업무 구조였다.

 또한 개인별 근무여건이나 회사 경영 방침에 따라 전보를 가는 경우, 우리처럼 떠들썩한 송별연이나 별도의 모임 없이 일상적인 업무 속에 가까운 옆 동료와 함께 사무실에서 각자 소지하고 있는 머그잔에 커피를 마시면서 송별을 하고, 개인이 갖고 있는 몇 가지 사물과 함께 머그잔을 갖고 떠난다고 한다.

모든 금융업무가 뉴욕 시간과 맞춰 집에서 아침 일찍부터 재택 근무를 하다 9시 정도에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를 보다 오후 3시께에는 귀가해 업무를 본다고 했다. 사회의 변화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미래사회는 기다리기보다 앞서 갈 수 있도록 교육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지능 정보 사회가 학교교육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기 전에 학교 교육에서 변화할 수 있도록 교육 행정이 바뀌어져야 하지만, 지금 교육행정은 이념에 따라 학교 현장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 소양을 가르치면 성공했다.

미래 중심 교육(future oriented education)은 현재 행복한 교육이 아니라 미래의 생활에 대한 대응력과 준비력을 기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신체 데이터를 융합한 사물 인터넷 시대인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 경쟁력 있고 능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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