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에서 조조를 물리친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 사이에 잠시 갈등이 있었으나 유비가 손권의 누이와 정략결혼을 해 해소됐다. 이는 유비에게 대단한 행운이자 기회였다. 소식은 곧 허도의 조조에게 전해졌다. 때마침 서재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던 조조는 보고를 받자 안색이 변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떨어뜨렸다. 이를 본 정욱이 말했다. "승상께서는 수십만 적군이 몰려와도 눈 하나 깜짝 않으셨는데 오늘 유비의 결혼 소식에 어찌 그리 놀라십니까?"

 조조가 대꾸했다. "유비는 용에 비유할 만한 영웅이 아니냐. 그가 지금껏 물을 얻지 못했는데 이번에 손권과 손잡고 형주를 손에 넣었으니 이는 곤궁한 처지에 있던 용이 바다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구나."

 유비는 영웅이라는 평가도 있고 쪼다라는 비웃음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조조만은 그를 높이 평가해 천하에 자신과 유비만이 영웅이라고 했다. 상대의 진가를 보는 눈이 있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일본을 깔보고, 중국을 비하하는 데 가장 열심인 사람들이 우리 국민이라고 한다. 고쳐야 할 최우선 과제가 아닌가 싶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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