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다문화학생 증가율이 전국 상위권임에도 이들의 원활한 수업을 돕기 위한 예비학교가 턱없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

13일 감사원의 다문화가족정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지역은 중도입국 다문화학생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상당수 학교에서 예비학교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예비학교는 다문화학생 중 중도입국 학생과 같이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추가로 채용된 교사가 한국어와 문화 등을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인천은 전국에서도 다문화학생의 증가율이 높은 편이어서 다문화 아이들의 원활한 사회 적응을 위해서는 예비학교 확대 운영이 절실한 실정이다.

인천시교육청이 조사한 2016년도 4월 기준 ‘시도교육청별 다문화학생 증가율’을 보면 인천은 전년도 대비 다문화학생 증가율이 15.7%다. 26.8%의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는 2016년 12월부터 예비학교 운영 지원 등을 위한 ‘다문화교육 지원 특별교부금 교부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 다문화학생 수와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비학교를 선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인천은 다문화학생이 10명 이상 재학하는 학교 중 4곳만이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다문화학생이 6~9명인 학교 중에는 단 1곳만이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40개 교는 일반 수업만 진행하고 있다.

권도국 계양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 중 중도입국 학생들은 언어 문제로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며 "이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올바른 구성원으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학교 수업에서부터 적응을 돕는 예비학교가 확대 운영돼야 하고, 특별반 운영 등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예비학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예산 등 실질적인 부문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교에 예비학교가 운영되면 좋겠지만 예산 등의 어려움이 있어 거점 학교에서 아이들이 모여 배울 수 있도록 하거나 찾아가는 예비학교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교육부에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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