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가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은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막판 갑작스런 슛 난조에 발목이 잡혀 76-80으로 역전패했다.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8년만의 아시아 정상 복귀를 노렸던 한국은 이로써 은메달에 그치며 98년 방콕대회 동메달에 이어 또 한번 금메달을 놓쳤다.
 
예선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외곽슛 난조로 중국에 71-82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도 2쿼터까지 단 1개의 3점슛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외곽 슈터들이 중국의 장신벽에 막혀 맥을 못췄다.
 
반면 중국은 포인트가드 먀오리지에(9점)와 센터 천난(18점)을 중심으로 런레이(16점), 수이페이페이(18점), 천루윤(13점) 등 장신 포워드들이 고른 득점을 올려 초반부터 한국을 압도해나갔다.
 
다행히 정선민(29점)과 김계령(18점)이 골밑에서 25점을 합작한 덕분에 35-42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3쿼터 들어 추격의 불을 당기는가 했으나 고비 때마다 먀오리지에와 런레이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오히려 10점 차까지 밀렸다.
 
한국은 4쿼터 들어 김영옥(15점)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영옥은 2쿼터까지 장기인 3점슛을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4점에 그쳐 3쿼터에는 아예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김영옥은 그림같은 3점포 2방을 작렬하며 포문을 연 뒤 먀오리지에의 반칙을 곁들인 거친 수비를 뚫고 중거리슛에 이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 혼자서만 9점을 연속으로 쏟아부으며 64-65를 만들었다.
 
먀오리지에가 5반칙 퇴장당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중국은 또 한번 공격을 무위로 돌렸고 골밑을 파고들던 김영옥이 어시스트해준 공을 김계령이 잡아 역전골을 성공했다.
 
이어진 김영옥의 속공 성공과 정선민의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70-65까지 달아난 한국은 이미선과 정선민의 속공이 다시 한번 불을 뿜으면서 종료 4분35초전 74-67로 달아나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은 방심한 사이 수이페이페이에게 3점포를 얻어맞은 것을 시작으로 런레이와 수이페이페이에게 연속 9점을 허용했고 그 동안 정선민이 한 골을 보태는데 그치면서 종료 1분45초 전 76-76으로 동점을 허용,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후 한국은 정선민이 3차례의 중거리슛을 모두 실패했고 전면 강압 수비가 상대의 빠른 패스에 뚫리면서 천류윤에게 2차례나 노마크 골밑슛을 허용,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14일 전적 ▶여자농구 결승전 중국 80(24-21 18-14 21-18 17-23)76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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