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비관료 출신의 이천시장이 탄생, 시민들은 물론 공직사회에서 많은 기대 속에 민선 7기가 출범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첫 단추부터 잘못 꿰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다.

"윗사람에 대한 신뢰는 인사결과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입니다. 공무원들은 금방 압니다. 특히 첫 인사발령에서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 것인지를…."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이어 취임 후 첫 번째 직원인사에서 ‘셀프 인사’, ‘인사 농단’ 등 직원들의 비판 목소리가 봇물 쏟아지듯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카더라’식 소문이 커지면서 엄태준 시장의 시정 운영 첫 단추부터 신뢰를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선거 당시 상대후보와 비교해 관료 출신이 아님을 경쟁력으로 내세웠고 민선 7기 출범 당시에도 엄 시장은 "이천시정 24년 만에 고위공직자 출신이 아닌 ‘시민 시장’이 탄생했다"며 "지난 24년간 문제시 됐던 인사적폐를 개선해 공정·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사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익명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은 비관료 출신이라 ‘시 행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짧은 시간에 내부사정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기대에 부풀었던 공직자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지는 것 아니냐’며 한숨만 깊어져 가고 있다.

물론 인사는 아무리 잘해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인사적폐를 개선하겠다고 자부한 사람이 "무원칙적이고 불공정한 인사로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와서는 안된다.

분명 엄 시장이 해야 할 일이 공직내부의 인사만은 아니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복잡하고 다양한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을 것이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주변의 잘난 인물들의 이야기보다는 본인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의견도 엄태준 시장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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