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석 백남종 박진주
▲ 김원석 교수, 백남종 교수, 박진주 교수
흡연은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가장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후에도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담배를 끊지 못해 결국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재활의학과 김원석·백남종 교수,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 연구팀은 심근경색 발병 및 치료 이후 긍정적 건강 행태의 변화를 보이는 환자 비율이 낮았으며, 부정적인 생활 습관 등이 사망 위험과 재치료율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관상동맥 내에 발생한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예고 없이 막혀 심장으로의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한 번 발생하면 사망률이 30%에 달하며, 암에 이어 사망 원인(2015년 기준) 2위에 해당하는 상당히 위험한 질환이다.

발병 후에는 막힌 혈관을 넓혀 주기 위해 좁아진 부위를 ‘풍선’을 이용하거나 혹은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삽입해 확장시켜 주는 ‘관상동맥시술’을 시행한다. 만약 혈관에 생긴 병이 너무 심하거나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내흉동맥이나 팔, 다리의 혈관을 이용해 관상동맥 옆에 이식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게 된다.

시술이나 수술 후에도 저하된 심장 기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재발 및 조기 사망을 막는 2차 예방 역시 중요하다.

이런 예방을 위해선 약물치료 외에도 금연, 운동, 식이 조절을 통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환자 스스로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건강 행태의 변화가 중요하다. 그러나 중대 질병을 경험한 이후에도 생활 습관을 교정하지 못해 악화시키거나 사망하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 및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1만3천452명을 대상으로 건강 행태의 변화를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 발병 전 흡연을 했던 환자 4천18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1천856명)가 여전히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체활동이 부족했던 환자 9천747명 중 89%(8천672명)가 여전히 신체활동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발병 전 신체활동이 활동적이었던 3천705명 중 37.2%(1천379명)가 심근경색 발병 후 비활동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약 4년 동안 사망한 환자 비율 분석에서도 발병 전후 모두 금연한 그룹과 비교해 전후로 계속 흡연한 그룹은 사망 위험이 약 1.6배, 발병 후 흡연을 시작한 그룹에서는 사망 위험이 약 1.8배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발병 전후 모두에서 활동량이 부족한 그룹과 비교한 결과에서는 지속적으로 충분한 활동량을 유지한 경우는 사망 위험이 약 37% 감소, 이전에는 활동량이 부족했지만 발병 후 활동량을 증가시킨 경우 32% 정도 사망 위험이 감소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활동량 증가 그룹에서는 심근경색 치료를 다시 받는 재개통술 시행률(재치료율)이 약 24% 감소한 것도 확인됐다.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담배를 멀리하고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의 교정과 유지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활의학과 김원석 교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치료를 유도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인자를 개선해 나가는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본 순환기학회 학회지 ‘Circulation Jour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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