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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인천시가 발전소에만 부과되던 지방세인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대상을 당사자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서구 소재 수도권매립지와 연수구 소재 LNG인수기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민선 7기 박남춘 시장이 강조해온 소통·협치 시정이 무색해졌다. 시는 국세·지방세 구조를 현행 8대 2에서 6대 4까지 개편해 지방세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정부방침(자치분권 종합계획)이 나오자 지방세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며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대상 확대를 들고 나온 거다.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영구화 논란이 한창인 데다가 LNG인수기지의 탱크 추가 증설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생뚱맞은 행보다. 해당 주민이 알면 반발할게 뻔하다.

 한편 박남춘 시장과 환경부 장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충남도지사는 2일 열린 ‘2018 탈(脫)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국제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선언에는 ▶미세먼지 퇴출 위해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정책 적극 추진 ▶강화된 미세먼지 환경기준 달성 협력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기 및 친환경 연료 전환 노력 ▶지역 특성에 맞는 미세먼지 저감사업 발굴 추진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 확대 노력 등의 합의사항이 담겼다. 하지만 2004년부터 운영된 영흥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가 초미세먼지의 주범인데도 30년의 셧다운(폐쇄) 기간은 채워야 한다. 인천시민의 환경권, 재산권,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인천에 산재한 혐오·위험·기피 시설을 어찌할지는 박 시장 몫이라는 거다.

 # 과세대상 확대, 소통시정 무색

 시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대상 추가 이유에 대해 기피·위험시설인 수도권매립지와 LNG기지 등으로 지역주민이 환경적·심리적 피해를 입고 있어 환경보호·안전관리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지만, 정작 국가의 예산지원은 턱없이 부족해서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 시설이 없었다면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시는 "정부도 지방세 비중을 늘리기 위해 단순히 국세 몫을 지방세로 떼어주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인천시 차원에서) 새로운 지방세 발굴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재정분권을 주장해도 모자랄 판에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황당할 따름이다.

 이제야 감을 잡으셨겠지만, 지방세수 확충이란 달콤한 유혹 속에 환경피해 및 재난, 자연자원 파괴 등의 함정이 숨겨져 있는 게 지역자원시설세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홍영표)이 2015년 6월 9일 발표한 논평에도 잘 나타난다. "인천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의 주범 석탄 화력발전소 영흥 7·8호기 백지화를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인천에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요소가 많은데 첫째가 수도권매립지고, 둘째가 국내 석탄발전소의 11.3%를 차지하는 영흥1∼6호기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도 미세먼지 퇴출 의지가 분명하다면 우선 이들 현안의 당사자인 현장 주민부터 만나야 한다. 소통·협치 시정을 펼치려면 매립지 사용기한 영구화 대응 방안과 석탄발전소 조기 폐기방안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거다.

# 세부공약에 기존현안도 외면 말아야

 그간 인천은 마치 수도권 시민의 에너지·전력·쓰레기 등의 당연한 공급처이자 처리장인 양 취급받아 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천시민의 몫이었지만 인천 정치권 어느 누구도 해법을 찾지 않았다. ‘인천특별시대’를 열 박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라는 거다. ‘시민이 시장’이기에 ‘시민이 알아서 현안을 풀라’는 게 아닌 이상 해묵은 현안 해결을 다짐하는 정견이 뒤따라야 한다. 다행히 15일 인천시민의날에 5대 핵심 공약과 20개 과제, 143개 세부 공약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취임 100일을 기다려온 인천시민은 박 시장의 새 비전과 함께 기존 현안의 해법도 제시되길 소망하고 있다. 소통·협치 시정이 현안 해결로 가득차야 역풍을 막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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