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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지난 5월 정부는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지엠에 8천억 원이 넘는 공적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당시 한국지엠에 대한 각종 의혹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크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심지어 향후 가능성에 대한 실사 결과도 보지 않고 결정해 호주 등 해외 각국의 먹튀의 한 사례가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나는 각종 칼럼과 방송을 통해 실사 결과 등 향후 가능성을 철저히 확인하면서 투입을 하자고 항상 언급했다. 다른 글로벌 메이커와 달리 GM은 세계 경영에 있어서 경쟁력 제고 기준을 기본으로 항상 매각이나 철수 등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이미 여러 국가가 이러한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지엠도 수조 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고 국내 판매는 점유율이 줄고 있었으며 강성노조와 함께 노사관계도 원만치 않은 상태였다. 여기에 국내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미국 GM의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정부의 8천억 원 공적 자금이 몇 년을 유예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한국지엠은 다른 목표보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성비 좋은 차종 생산과 판매를 통해 우선적으로 점유율을 올리고 노사 관계를 원만하게 해 똘똘 뭉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정부를 대신해 투입 자금의 투명성과 경영 정상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실시간적으로 확인하고 자문하는 역할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자금 투입 결정 이후 5개월이 지난 이후 한국지엠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군산 공장 폐쇄에 따른 노조원 문제로 아직 진통을 겪고 있고 차종 판매는 더욱 어려워져 적자는 누적되고 있으며, 점유율은 최저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불에 기름을 부은 자세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 최근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분야와 생산 분야를 각각 법인을 분리하는 주주총회를 통과시켰다. 주변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사유에 대한 이유는 글로벌 GM과의 연구개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는 설명이다. 도리어 혼연일체가 돼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의지를 함께 보여주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고의 차량을 최선을 다해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노조는 정리해고를 위한 전단계라고 반발해 파업을 하고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주주총회에 2대 주주가 참가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의심하게 하는 심각한 결격사유가 된다.

결국 정부의 공적 자금이 가성비 좋은 차를 생산하는 분야에 사용되기보다는 법인 분리에 사용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속 생각은 다르다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내가 이미 수년 전부터 우려하는 걱정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정부의 공적자금이 문제를 늦추는 효과만 있고 경영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돈잔치만 벌이고 있다는 인상이다. 향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두 가지의 차종도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차량을 만들어야지, 신차만 만든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보여주고 원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 법인 분리는 결국 필요한 분야만 가치를 높이고 강성노조가 포함된 생산직은 분리해 매각이나 인수합병 등 향후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인상을 크게 주고 있다. 다른 어떤 글로벌 메이커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연구개발 분야와 생산 분야를 분리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혼연일체가 돼 가성비 좋은 소비자 중심의 차종 개발과 판매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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