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jpg
▲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얼마 전 인천에서 다문화 가정 중학생 소년이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놀랍고 안타까운 학교폭력사건이 있었다. 사망한 학생의 어머니가 러시아인이어서 다문화에 대한 우리의 수용성 부족을 추측할 수 있고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를 다녀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폭력에 시달린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해가 갈수록 학교 폭력의 강도가 심해져서 뉴스를 접하는 이들이 청소년에 대한 우려를 점점 더하게 만들고 있다. 학교 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예전에 비해 학교 폭력의 정도가 잔인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던 청소년 폭력에 점점 연령이 낮아져 초등학교의 폭력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폭력은 가해학생들의 도덕적 판단 기능이 미숙하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인식이 부족하고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번 폭력을 가하거나 피해를 당하면 지속적으로 가해와 피해를 하게 되는 것과 예전에 비행청소년에게 해당하는 폭력이 일반 학생들도 폭행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예전과 다른 점이다.

 여기에서 학교폭력의 대표적인 소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생각난다. 소설에서는 반장을 하고 있는 ‘엄석대’가 담임 선생님의 묵인과 보호하에 친구들에게 군림한다. 친구들은 ‘엄석대’의 비행을 선생님에게 고발하지 못한다.

 결국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부임하고 나서 ‘엄석대’의 비호 받는 권력은 무너진다. 학교에서 교우들과 가해와 피해관계가 형성되면 오래 지속한다고 하는데 이 사실을 학교에서 모른다는 것은 학생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모르고 싶다는 결론을 미리 짓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학교폭력에 많은 대책이 나오고 상담 제도를 만들고 다양한 시도를 시행하고 있으면서 효과가 있는 것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위의 행위를 모두 예의주시하고 누구와 집단화 하는지를 살펴보고 정보를 수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학교에서 위의 행동을 집단으로 하는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서 집단으로 행동하는 개개인 학생들의 행동이 자유롭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학교에 상담교사나 학교폭력 위원회를 만들고 그들의 업무라고 생각하고 다른 학교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학생 개개인들은 보호받지 못할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도덕적 가치관 정립이 불안정한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바로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통계에 의하면 처음 폭력에 노출된 연령이 약 13세였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가는 연령이 중요하고 중학교로 진학하고 1학년 초가 매우 세심하게 감시해야 하는 연령으로 보인다.

 폭력 행동은 학교와 사회에서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관성 있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폭력을 정의하는 증상에 민감성이 높은 사회, 그리고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가 맥을 못 추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