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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인천에서 해외 신장장애인을 위한 혈액투석 의료관광이 진행된다.

27일 사회복지법인 모퉁이복지재단 인천재활의원에 따르면 일본 신장장애인 카가 사키오(70)씨와 간호인력 등 총 8명이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인천 여행에 나선다. 또 토미나가 이야키(32·여)오사카 아카가키 클리닉 지역의료사회복지연계실 종합관리장과 직원도 카가 사키오 씨 일행과 함께 인천을 방문해 인천재활의원의 의료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해외 신장장애인이 해당 국가와 한국의 의료시설 간 협약을 맺은 거점병원을 통해 해외투석여행을 진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뤄지는 의료관광 사례다.

인천재활의원은 지난 5월 일본의 오야마 스기노키 클리닉(오스클)과 한일 양국 간 중증신장장애인 투석여행 시 국가별 거점병원에 대한 상호 지원 최종 협의를 마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장장애인은 질병의 특성상 이틀에 한 번은 투석을 받아야 한다. 때문에 가까운 곳은 물론 해외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오스클은 해외여행을 원하는 신장장애인들에게 안전한 투석환경을 제공하고자 오키나와·홋카이도 등 일본 전역의 병원들과 협약을 맺고 여행의 폭을 넓혀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월부터는 타이완을 수차례 방문해 일본인 투석환자의 타이완여행 시 거점병원을 확보하는 국가 간 민간 MOU를 체결했고, 두 번째로 한국을 살펴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4곳의 병원이 거점병원 후보에 올랐는데, 그 중에서도 공항이 가깝고 의료시설이 우수한 인천재활의원이 최종 결정됐다.

오스클은 인천재활의원의 투석 관련 기본설비, 환자 투여 의약품, ARO정수시스템, 의료진 능력, 간호 1인 대비 환자 감당 현황, 투석 후 재활계획까지 검토했다. 또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 응급비상시 구급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인천재활의원은 인천시로부터 해마다 일정 부분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 의료재활시설이다. 2003년 문을 연 이후 신장장애인을 위한 투석 및 의료재활서비스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스클은 병원을 이용하는 신장장애인의 해외여행 시 임상공학기사와 간호사 등이 동행하도록 방침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1명의 신장장애인이 인천을 방문하면 4~5명의 수행인력이 동행한다. 인천을 찾는 카가 사키오 씨는 차이나타운 등 인천의 명소와 강화도를 둘러볼 예정이다.

인천재활의원은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과 타이완의 신장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해외투석여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재활의원에 따르면 일본의 투석 환자는 약 32만 명이며, 투석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성신장병(CKD) 환자는 1천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혈액투석 환자는 약 43만 명, 만성신장병 환자는 1억2천만 명에 달한다.

백락운 모퉁이복지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는 해외 신장장애인 투석여행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인천시, 인천관광공사와 연계해 수준 높은 인천의 명소들을 소개한다면 인천의 대표적 의료관광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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