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전준석 경정이 ‘짜장면 Day’ 봉사활동 중 노인을 위해 짜장면을 잘라 주고 있다.  <안성경찰서 제공>
▲ ‘안성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전준석 경정이 ‘짜장면 Day’ 봉사활동 중 노인을 위해 짜장면을 잘라 주고 있다. <안성경찰서 제공>
"당직근무를 하고 퇴근하는 발걸음보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훨씬 더 가볍습니다."

현직 경찰 간부가 2년째 매달 지역 노인들을 위해 짜장면 봉사활동을 벌여 연말연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안성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전준석(56)경정.

그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2016년 2월부터다. 당시 한 달 전에 안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발령받은 그는 지역 사찰 스님과 직원들에게서 매월 첫째 주 월요일마다 중국음식점에서 70세 이상 노인 150∼200여 명을 대상으로 ‘짜장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그런데 자원봉사 인력이 4∼5명에 불과해 일손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듣고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첫 봉사에 나설 때 경찰서 내 동료들에게 봉사 내용을 홍보했다. 처음 1∼2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한 봉사활동은 현재 동료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7∼10명까지 늘어났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노인들을 위해 차에서 휠체어를 내려주고 식당까지 밀어줄 뿐만 아니라 음식 서빙은 물론 자리 정리와 설거지까지 도우면서 노인들에게 ‘자식 같은 경찰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봉사를 해 오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죽산면에 거주하는 70대 노인에게 짜장면을 대접했을 때였다. 이 노인은 사고로 인해 양팔을 모두 잃어 혼자 식사가 불가능했는데, 짜장면을 가위로 잘라 직접 입에 넣어 주면서 이를 맛있게 먹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자신이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전 과장은 동료들과 함께 중국음식점으로 오지 못하는 이동수단 부족 및 거동 불편 노인들을 위해 주변 경로당까지 경찰서 승합차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해 주고 있다. 또 평소 10명 이내의 지적장애인을 보호하는 소규모 재활원 및 장애인 보호소를 방문해 함께 나들이도 가고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전 과장은 "대부분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후천적인 장애가 많다. 이런 사고로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쁨을 나누고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다"며 "퇴직 이후에도 꾸준히 봉사를 이어나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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