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단행하는 청와대 2기 참모진 인선의 특징은 친문(친문재인) 전진배치를 통한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와 강기정 정무수석 내정자는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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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신임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중국대사 내정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내정하는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8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7일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 및 국민소통수석에 대한 복수의 인선 검증 결과를 보고받고 노 대사를 2기 참모진 수장으로 사실상 내정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문 대통령과 건배하는 노영민 대사. 2019.1.7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인선에 포함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내정자는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노영민 비서실'은 '임종석 비서실'보다 친문 색채가 짙어지리라는 분석에 이견이 많지 않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여 개혁정책 성과 내기에 고삐를 죄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기 청와대 참모진이 국가의 새 비전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책 집행을 가장 강력하게 끌고 갈 진용을 갖추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중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진을 내세워 뚝심 있게 개혁을 관철한다는 것이다. 집권 중반기로 접어들며 각종 개혁과제가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문 대통령의 용인술이라고 할 수 있다.

노 내정자와 강 내정자가 19대 국회 때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한 '정치적 동지'라는 점에서 구체적 성과를 위한 강력한 정책 집행 및 개혁과제 추진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노 내정자는 조직본부장, 강 내정자는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아 정권창출에 기여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공직기강 해이 논란과 특별감찰반 사태 등으로 청와대 안팎이 어수선한 점 역시 인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연초 강력한 인적 개편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개혁정책은 물론 민생·경제 정책에서 성과를 거둬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 내정자의 경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거치는 등 산업정책에 조예가 깊다는 점, 강 내정자는 3선 중진의원 출신이라는 점, 윤 내정자는 언론계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정자들의 전문성을 살린 실용적 인선이 이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인선은 문 대통령이 2020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참모진에게 길을 터 주는 의미도 가진다.

당장 재선 의원 출신인 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나 중구 등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17대 의원을 지낸 한병도 정무수석 역시 총선 도전이 유력시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입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경기 성남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리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이와 맞물려 청와대 내 출마 희망자를 중심으로 비서관급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원우 민정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조한기 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대표적인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내달 2∼6일 설 연휴 전후에 일부 부처 장관들을 교체하며 인적 쇄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역시 내년 총선이 주요 고려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출신 장관인 동시에 문재인정부 초대 장관인 김부겸 행정안전·도종환 문화체육관광·김현미 국토교통,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만큼 교체 대상에 포함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인사쇄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 및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인선을 설 전후에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교체될 경우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그 자리로 이동할 수 있으리라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 변수가 많아 지금으로서는 외교·안보라인 인선에 대해 뭐라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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