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꽃길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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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꽃길을 아세요?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01.21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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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평생직장인 일선 학교에 근무할 2000년 이전, 당시 어쩌다 쉬게 되는 휴일에 집에서 편히 쉬면되겠지만, 지금과 다르게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학생들과 자율학습이나 아침 조조학습 등으로 학교 밖을 떠날 새가 없기에 학교 가는 것이 지겨울 텐데도 마음은 그래도 학교에 가 있어 집 전화로 이런저런 상황을 당일 학교에 나와서 학생 지도하는 선생님에게 묻곤 한다. 물론,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학교에 가면 휴일이지만 학교에 나와서 공부도 하고 축구공이나, 농구공 그리고 야구공 등을 갖고 놀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학생들의 활기 넘치는 학교 분위기에 덩달아 신이 났다.

 당시 학급당 학생 수가 60명 이상으로 지금처럼 특별실이 없어 교실에서 도시락 먹고, 뛰어 노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체육이나 교련시간 전에 옷 갈아 입던 다용도 교실 생활이 힘들었지만, 성장하는 학생들이 내일이라는 보람을 줄 것이라고 믿기에 같이 호흡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언제나 큰 꿈이 이뤄진다고 다독거렸다. 반면 당시 선생님들의 삶은 여간 팍팍한 것이 아니었다. 쉬는 날에도 편히 집에서 쉴 수가 없었고, 늘 교실 학생이 눈에 어른거리고 시도 때도 없이 선생님 찾는 집 전화에 군대에서 말하는 5분 대기조로 긴장하고, 심지어 장난기 많은 반 학생이 어쩌다 파출소에 있다고 하면 전후 사정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담임선생이라는 죄책감에 젊은 순경에게 사정해야 하는 게 당시의 선생님의 위치였다. 평일엔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서는 신새벽에 또 나가야 하기에 쪽잠을 자고 교통 여건이 여의치 못하기에 적어도 30분 이상을 만원버스를 타야 했으며, 물론 제대로 식사를 하기도 힘들고, 한 반 60여 명의 학생과 함께 수많은 학부모를 상대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많고, 수시로 날아오는 각종 지시 공문과 보고 공문으로 편하게 가르칠 교수-학습지도안을 제대로 살펴보기도 힘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전통 교육기관인 학교의 선생님은 아무리 노력해도 학교 주변의 사교육 기관에서 학생을 위해 투자하는 마케팅 능력과 서비스 그리고 온라인 홍보를 따라가기가 어렵고, 국가의 교육에 대한 규제와 통제 그리고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는 대입정책으로 더 이상 자녀를 맡길 수가 없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사교육 기관이나 심지어 조기 유학을 보내기까지 한다. 오늘날 교육시설 현대화, 학생 교육문화 환경개선 등 시설과 교육 환경 면에서 전통교육기관인 학교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학부모의 소통과 협력의 문은 넓어졌고, 학생의 인권은 개선됐다. 하지만 학생의 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정보능력 그리고 바람직한 생활지도를 위한 학생 개별지도에서는 전통학교 교육이 사교육시장의 상대가 되는 않는다. 전통 교육기관인 학교에는 이제까지의 학교 문화가 있고 선생님들의 교직관이 담긴 가르침과 교육철학이 담겨 있다. 또한 학교는 같은 나이 또래의 학생문화가 스며들어 있고 동문의식을 심어주며, 졸업 후에도 호흡을 나눌 수 있는 선후배들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무한한 또 하나의 무대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필요한 학교는 학생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학교이고 학생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책임 있는 교육기관이라고 말한다. 전통교육기관인 학교에서 선생님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많은 학생이 학교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해 찾아오도록 하는 일이다. 학생이 학교로 올 수 있는 꽃길을 마련해 준다면 선생님은 그 학생을 떠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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