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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국내 자동차 산업 현황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마이너 3사의 움직임도 더욱 느려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계속되는 부산공장의 노조파업으로 르노 본사에서 차기 닛산 로그 생산중단 등 경고를 보내고 있으며, 점유율도 최하위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형국이다. 쌍용차는 SUV와 디젤엔진 주축이라는 한계점에서 벗어나지 못해 치고나갈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한국지엠도 상황은 더욱 나쁘다. 군산 공장 철폐 이후 정부에서 8천억 원이라는 공적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차를 만들어 점유율을 올리기보다는 다른 곳에 눈길을 주면서 고민은 더욱 많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국내 4개 물류센터를 3개로 줄이는 부분도 고민을 제공하고 있으며, GM본사에서 지난 2017년 매각한 복스홀이나 오펠 관련 차량의 제작이 기존 부평공장에서 향후 빠져 나가는 사례도 악조건이 누적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완전히 자유스럽지 못해 향후에도 더욱 악화될 수 있는 모습이 더욱 고민된다.

 수년 전 GM의 바라CEO가 언급한 바와 같이 단순한 제작사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 업체로의 전환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효율적인 공장을 철수하는 모습은 향후의 GM의 모습이라는 측면에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경우도 실사 결과도 보지 않고 우선적으로 투입하면서 국내 존속의 조건을 걸었으나 과연 효과가 있는 지는 두고 봐야 한다. 공적 자금 투입 이후 한국지엠의 행보는 개선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강한 만큼 국민의 혈세를 투입할 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는 향후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행보를 보면 호주나 캐나다 같은 토사구팽의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군산 지역은 초토화됐고 아직도 정리가 안 된 상황이다. 부평은 핵심 공장이고 연구시설도 있는 만큼 당장은 아니어도 점차 물량이 줄어들면서 희망 퇴직, 구조조정 등 다양한 아픔이 있겠지만 문제는 우선 창원공장이라 할 수 있다. 창원공장은 다마스 단종 이후 남아 있는 스파크라는 경차를 생산하는 지역이나 경차 점유율이나 인기도가 떨어지면서 더욱 고민은 많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향후 정리되는 대상은 창원공장이라는 언급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철수하는 수순인 만큼 점차 고갈시키면서 인적 자원을 줄이고 결국 완전 철수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의 닮은꼴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지엠의 행보는 점유율 제고를 위한 노력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공적자금 투입 효과도 전혀 없고 도리어 철수하려는 전체적인 정리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 누적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에 있어서 신중함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나로서는 소도 외양간도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을까 고민된다. 올해 한국지엠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이다.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기대하고 국내에 한국지엠이 머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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