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위험, 플라스틱’, ‘아름다운 나무 이야기’, ‘옥상정원 설계와 조성’. 이 모든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이 우리 곁에 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대표 윤성구)’이다. 이 센터는 인천 환경교육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미추홀구에 터를 잡은 것도 환경교육의 새 장(場)을 열겠다는 뜻에서였다. 2017년 6월의 일이다. 센터는 숱한 환경의제와 자원순환, 쓰레기 등의 문제를 놓고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다.

 센터의 궁극적 목표는 ‘생태도시 인천’이다. 그 도달점에 닿기 위해선 사람을 키우는 일이 먼저였다. 그래서 교육도 하고 홍보도 한다. 2017년 개관 이후 9천795명이 센터를 오갔다. 이들은 견학·체험과 업사이클·에너지 교육, 숲생태 특별기획 등 39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18년에는 2만6천331명이 다녀갔다. 목표치의 2배가 넘었다.

 

▲ 인천 최초 환경교육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인천환경교육한마당’이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천 환경교육 강사 양성 요람

 센터는 환경의 중요성과 실천 방법을 알린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 발판인 까닭이다. 그러자면 먼저 학생과 시민들을 환경교육할 강사를 길러내기 작업을 해야만 했다. 자원순환과 업사이클 강사 양성과정, 환경교육 강사 역량과정, 자유학기제 환경교육 지도자연수과정, 마을정원사(원예관리사) 양성과정 등을 운영했다. 양성과정에서 다듬어진 전문 강사들은 학교와 지역사회 환경교육에 투입됐다.

 자원순환강사 양성교육은 인천이 처음이었다. 뛰어난 강사진과 교육 프로그램은 강의 만족도를 높였다. 서류와 시연 심사를 거쳐 경쟁률 2대 1을 뚫고 6명의 강사가 합격했다. 이들은 센터와 함께 ‘바다로 간 플라스틱’을 주제로 자원순환 교육 기획과 교안을 작성하고 교구까지 제작했다. 6개 학교를 돌면서 학생 1천350명에게 자원순환교육을 벌였다.

 업사이클 강사 양성과정은 당초 20명을 모집할 작정이었다. 양성과정이 관심을 끌면서 모집인원을 46명으로 늘렸다. 모집생을 가르칠 전임강사 선발에 신중을 더한 덕이었다. 서류전형과 면접, 강의시연 심사를 통과한 강사 5명은 센터의 정규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세미나를 열고 있다.

# 시민 정원관리사 양성

 센터는 마을정원사를 길러 센터 실내외 정원을 관리한다. 정원관리사 양성과정은 정원문화를 주변 지역으로 넓히고자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정원관리사 양성과정은 수강생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강생 27명이 신청해 20명이 수료할 정도로 참여율과 집중도가 뛰어나다. 수료자 5∼6명이 2017년 12월 벽면 녹화 작업에 자원했다. 2018년에는 센터 옥상정원과 부속 생태놀이터 단장을 위한 시민 정원관리사를 길러냈다.

 마을정원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다. 수강생의 95.2%가 이 강좌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응답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모집정원보다 수강생(29명)을 넘친다. 이 중 24명이 교육을 마쳤다. 수료자 중 22명은 원예관리사 민간자격증을 땄다. 높은 인기의 비결은 수강생들이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교육과정에 있다. 센터 부속 생태놀이터와 3층 옥상정원은 수강생들의 실습장이다.

▲ 어린이가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 생활 속 환경교육 프로그램

 센터 환경교육의 장점은 실천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데 있다. 센터는 숲·생태, 기후에너지, 업사이클 3개 분야로 나눠 교육한다. 연령과 주제, 기관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인다. 자체 개발한 ‘메이크업 업사이클’은 2018년 환경교육 인증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 ‘미세먼지 제로’, ‘시민자원순환교육 및 재활용시설 체험’, 버려지는 쓰레기와 폐장난감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시민이 업사이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 문화예술과 만난 환경교육

 환경문제의 숙제 중 하나가 실천적 인식 전환이다. 말로만 하는 교육은 속이 빈 교육이다. 특히 쓰레기와 자원순환은 보고 느끼고 실천했을 때 비로소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센터는 아이들 교육용으로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목한다. 센터는 자원순환 창작 뮤지컬을 인천 최초로 무대에 올렸다. 그때마다 소극장과 대극장은 모두 만원이었다. 앙코르 공연 요청도 쇄도했다.

 학산소극장에서 펼친 ‘어린왕자의 쓰레기별 여행’은 유치원·어린이집 등 총 15개 기관 518명이 관람했다. 개인 관람도 136명에 달해 객석 수(114석)를 넘어서자 보조석까지 마련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올린 ‘요정마을 쓰갱대소동’은 유치원 12곳, 어린이집 35곳, 초등학교 1곳, 장애인시설 1곳 등 총 49개 기관 총 2천609명이 자리를 메웠다. 자원순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술쇼도 공연한다. 이 공연에는 4개 학교 1천289명이 매직의 묘미에 빠졌다.

 # 진화하는 환경교육 트렌드

 센터는 매년 ‘인천환경교육한마당’을 연다. 인천 최초로 환경교육 관계자와 시민이 함께 하는 교류의 장이다. 저명인사 초청 강연과 환경교구 작은박람회, 교육 프로그램 발표와 시연회, 저어새와 물새 탐조, 하루 업사이클 체험 등으로 행사 내용을 채운다. 인천지역 환경교육단체들이 그동안 축적한 자료와 경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018년 행사에는 인천의 민·관·학 모든 분야의 환경교육 관계자뿐만 아니라 환경부도 참여했다. 여기서 ‘환경교육 인천선언’을 발표했다.

▲ 자원순환강사 양성교육 모습.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제공>
# 업사이클 작품·프로그램 공모전

 센터는 2017년 개관 기념으로 ‘업사이클 예술품 및 업사이클 실용품 공모전’을 열었다. 총상금 800만 원을 걸었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예술품과 실용품이 그득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작품들로 자원 절약과 환경보전을 되새길만 했다. 이 공모전은 자원순환 경제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까지 받았다.

 센터는 지난해에도 초·중등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어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실생활에서 구하기 쉬운 재활용 소재를 이용해 이론과 체험, 실속과 내용이 있는 강의 프로그램을 엄선했다. 공모 결과, 총 19건이 신청해 총 10명이 상을 받았다. 센터의 업사이클 체험교육으로 창의성이 높고 활용도가 우수한 프로그램이었다. 공모전 수상자 중 2건을 2019년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반영해 현장에 적용했다.

# 도시 속 자연 옥상텃밭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프로그램이 옥상텃밭이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친숙하게 자연과 하나되는 도시농업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센터 2층 옥상에 마련된 텃밭에서 먹거리를 직접 키우고 수확하는 기쁨을 누린다. 또 탄소발생량과 푸드마일리지를 배운다. 기후온난화와 탄소발생량과의 관계도 알아보는 주말 가족 프로그램도 호응이 높다. 센터 교육 중 가장 빨리 마감되는 프로그램이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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