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른바 ‘K(경남)목장의 결투’가 판가름 나는 날이다. 4·3 재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이 짙다. 여권 입장에서는 2월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다소 맥이 빠진 국정동력을 회복하고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유한국당 역시 정치 초년생인 황교안 대표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일종의 데뷔 무대여서 4·3 재보궐선거의 성적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2명과 기초의원 3명 등 모두 5명의 일꾼을 뽑는다. 당연히 세간의 관심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과 자유한국당 이군현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정치자금법 위반)로 무주공산이 된 통영·고성 지역구의 선거 결과에 쏠리고 있다. 창원 성산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 통영·고성은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와 한국당 정점식 후보의 양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노회찬 정신 계승’을 내걸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창원 성산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향한 자유한국당의 총공세가 거세다. 급기야 작고한 고 노회찬 전 의원마저 ‘급소환’해 부관참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창원 성산구 반송시장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지원유세에서 노 전 의원을 지칭해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서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냐"고 했다.

 정의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유세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망언을 쏟아냈다"며 즉각 반발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고 노회찬 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망언으로 일베 등 극우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식공격과 판박이"라고 역공을 폈다.

 제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다 한들 사람보다 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도 고인까지 소환해 공격무기로 삼는 것은 정치 도의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예끼, 이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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