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인천TP)가 인천 화장품 브랜드 ‘어울’의 운영단체(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용역 결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된 ‘단일 기업 위탁’을 배제한 채 엉뚱한 컨소시엄 형태를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민간운영사의 수익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용역 내용은 충실히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4일 본보가 입수한 ‘인천 화장품 공동브랜드 어울 중장기 운영방안 수립’ 최종보고서에는 ‘어울’의 운영 구조로 민간 중심의 브랜드 운영사 위탁이 적합하며, 이 경우 단일 기업 위탁과 협동조합(협회) 위탁이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협동조합은 수익성과 전문성이 부족해 어울 운영사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열악한 조직시스템과 조합원의 도덕적 해이, 전문 역량이 없어 국내 협동조합 9천547개 중 46%가 운영을 중단한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실태조사(2016)’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는 ‘어울’ 브랜드의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단일 기업 위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와 인천TP는 단일 기업과 협동조합도 아닌 컨소시엄 형태를 운영 방식으로 택했다. 이번에 새로 선정된 컨소시엄은 제조사 3곳과 운영사 1곳, 마케팅사 1곳 등 5개 사가 참여했고, 운영사의 지분이 50%를 넘는다.

시와 인천TP는 운영사 등 컨소시엄에 대한 수익 보장을 성실히 지켰다. 종전 운영사의 ‘어울’ 브랜드 사용료는 매출액의 2%로 3년간 3억7천 만을 냈다. 그러나 새 운영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매출액의 0.5%로 낮춰 운영사의 수익을 높였다.

새 운영사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운영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운영사는 지난해 11월 화장품제조판매업 등록을 했고 당시 연간 매출액은 18억4천만 원 정도였다. 관련 업계는 "검증되지 않은 운영사가 인천 화장품 브랜드를 이끌어 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시는 새 운영단체에 대한 현장실사를 꼭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천TP 관계자는 "단일 기업 모집 방식이 아닌 컨소시엄 법인 모집 방식으로 사업자 모집이 진행됐기 때문에 용역 내용에 적시된 현장평가 등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