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석오거리역과 부평삼거리역의 중국어 안내가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혼란이 예상된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 간석오거리역과 부평삼거리역의 중국어 안내가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혼란이 예상된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인천시 지하철 안내판의 외국어 안내가 엉망이다. 출구명과 역명의 외국어 표기가 통일되지 않고 실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써 관광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7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시와 협의 후 역명을 결정하고 나면 도시철도건설본부에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외국어 안내판을 구성한다. 필요할 때 통역가나 번역가에게 자문을 요청하지만 오류를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은 부실하다. 이렇다 보니 간석오거리역와 부평삼거리역 등 일부 역의 외국어 안내판이 중구난방이다. 간석오거리역 역사 안내판과 출구에는 間石五叉路口의 간자체로 써 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는 승강장에 들어가면 간석오거리역은 ‘間石五거리’로 한글과 한자가 혼용된 단어로 표기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부평삼거리역도 마찬가지다. 출구안내 표지판에는 富平三叉路口라 써 있으나 승강장 안에 쓰여있는 역명은 ‘富平三거리’다.

간자체와 번자체 중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 혼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된다.

간석오거리역의 일부 표지판은 번자체와 간자체가 섞여서 사용되고 있다. 간자체로 쓰면 타이완, 일본 관광객이, 번자체로 쓰면 중국 관광객이 소외된다. 인천도시철도와 서울1호선이 함께 운영되는 부평역의 경우 북인천우체국 방향 출구를 안내하는 표지판의 영어 표기가 제각각이다. 인천1호선 환승구간에서 볼 수 있는 안내판에는 북인천우체국을 ‘Buk Incheon Post Office’로 표기했지만 서울 1호선 개찰구 안내판은 ‘Post Office’라 쓰여 있다. 간석역, 부평역 등 화장실 안내판을 化粧室이라 표시한 사례도 다수 발견된다. 이는 화장실을 한국어 발음나는 그대로 받아 적은 한자어이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洗手間 혹은 衛生間이 정확한 표기다. 시는 지역내 위치한 지하철역이지만 운영권한은 서울교통공사와 한국교통공사에 있어 수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안내표지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검수 절차가 미흡해 발생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차태근 인하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는 "化粧室(화장실), 空港(공항) 등 한국식 한자 표기를 중국인 관광객들이 보면 다른 뜻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교체가 시급하다"며 "번역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여러 명의 전문가를 통해 검토를 받는 등의 단계를 거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잘못된 표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는 "2016년 인천지하철 2호선을 개통하면서 전체적인 검토를 했지만 간석오거리역 등의 표기오류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적이 나온 안내판은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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