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울타리 넘나들며 지식 체득… ‘내꿈’은 더 생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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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울타리 넘나들며 지식 체득… ‘내꿈’은 더 생생해진다
성남 풍생고 ‘아나운서 스쿨’ 화제
  • 박종대 기자
  • 승인 2019.04.22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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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는 아나운서가 될래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꿈의학교’ 일환으로 성남 풍생고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나운서 스쿨’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방송 진행자로서 미디어시장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에게 전문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을 제공하면서 자아실현의 욕구와 직업탐구 정신을 키워 주고 있다. 학교 울타리 안팎을 오가며 쌓는 아나운서 경험을 통해 도내 청소년들이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속에서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깨달음과 지식을 얻고 있다.



# 미래 방송인 꿈꾸는 청소년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10위 안에 ‘유튜버’(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이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학생들의 희망 직업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처럼 소셜네트워크(SNS)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연령층인 ‘1020세대’는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길 희망한다.

성남 풍생고에서는 2017년부터 꿈의학교를 통해 아나운서를 포함한 방송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아나운서 스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꿈의학교 꿈지기(보조운영자)도 맡고 있는 김무곤 교사가 자신이 수업하는 상당수 학생들이 아나운서 등 방송인을 꿈꾼다는 사실을 알고 진로 탐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꿈의학교 프로그램을 구상한 것이 출발점이 됐다.

김 교사는 평소 친분이 있던 현직 아나운서에게 도움을 청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구체적인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운영계획을 짠 뒤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신청서를 도교육청에 냈다. 서류평가와 현장실사 등 교육청 심사를 거쳐 첫발을 내디딘 아나운서 스쿨은 지난 2년간 총 6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아나운서 등 방송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모집 대상이다. 개학 직후 3월부터 4월까지 일정한 모집요강에 따라 수강생 공고를 내고 신청자를 받는다.

프로그램 내용은 현직 아나운서와 기상·스포츠캐스터를 강사로 초빙해 직접 현장의 경험과 관련 지식을 설명하면 학생들이 이를 따라서 실습하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이렇게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참여 경쟁률도 치열하다. 1기 모집에는 경쟁률이 4대 1을 기록했다. 2기 모집 때도 2.3대 1 경쟁률을 보이는 등 신청 학생이 많았다.

최종 합격자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지원 동기와 경험 등을 담은 신청서류를 검토해 모집인원 2배수(60명)를 면접 대상으로 뽑은 뒤 현직 아나운서가 면접관으로 참여해 학생 자질과 의지, 준비성 등을 꼼꼼히 따져 수강생을 정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공무원 고시만큼이나 높은 경쟁률로 유명한 ‘방송사 아나운서 고시’를 간접체험하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김무곤 꿈지기 교사는 "현직에 있는 아나운서 등에게 방송을 위한 발성부터 카메라 테스트까지 지도를 받으면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배우다 보니 학생들의 교육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 현직 아나운서가 알려 주는 비법

‘아나운서 스쿨’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실제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방송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을 전액 무료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매년 5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중간·기말시험 기간을 제외하면 매주 토요일마다 총 22주에 걸쳐 교육이 진행된다. 1회 교육에 3∼8시간 정도 소요된다. 풍생고, 성남미디어센터, 스포츠경기장, 방송국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이론과 현장실습, 영상물 제작·기획 발표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이론은 아나운서 등 방송인이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과 자질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둔다. 뉴스의 생성 과정 및 유형별 뉴스, 뉴스 낭독법(호흡·발성 등), 현직 방송인 특강 등이다.

현장실습은 야구·축구·농구 등 스포츠경기장을 방문해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예비 방송인으로서 리포팅 훈련을 한다. 영상물 제작·기획 발표는 조별로 나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스스로 영상물을 완성해 방송 제작 과정의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에 관심이 높은 청소년 욕구를 반영해 직접 개인방송을 운영하는 비제이(BJ·인터넷방송 진행자)를 초청하는 등 능동적으로 교육과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여느 꿈의학교 프로그램과 달리 중도포기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않고 수강생 전원이 교육을 수료한 점은 학생들의 높은 참여 열기를 증명한다. 이처럼 단기간에 프로그램이 성장한 배경에는 ▶학생 수요에 맞는 강좌 ▶교육적 특성을 반영한 사업비 지원 등 두 가지 요인이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700만 원, 2018년 2천만 원을 각각 배정하는 등 도교육청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방송 관련 실습 비중이 높은 프로그램 특성상 학생들에게 필요한 동영상 카메라 등 기자재 및 장소를 대여하거나 현직 방송인 강사료 지급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예산을 쓸 수 있게 됐다.

이는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는 물론 새로운 도전으로 연결된다. 2기 수료생인 홍영태(18·풍생고 2년)군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아나운서 스쿨’을 수강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HEY,B’를 개설했다.

문을 연 지 두 달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구독자 수가 25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홍 군은 자신의 채널에서 먹방(먹는 방송)과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등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형식을 선보인다.

홍 군은 "방송인 유재석, 김구라 씨와 같은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고 있던 차에 ‘아나운서 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장래희망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교류를 나눌 수 있어 무척 좋았다"며 "발성법 등 평소 배우고 싶었던 교육과정도 배워 방송인의 꿈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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