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레바우’ 학부모 조합원들이 직접 만든 떡볶이 특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암고 제공>
▲ ‘두레바우’ 학부모 조합원들이 직접 만든 떡볶이 특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암고 제공>
"두레바우를 아시나요?"

두레바우는 2016년 설립된 용인 현암고등학교의 마을교육공동체 개방형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농민들이 농번기에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해 부락이나 마을단위로 만든 조직인 ‘두레’에 바위의 방언인 ‘바우’를 붙인 조어다.

두레바우는 학교 가게(매점) 운영, 민주시민교육, 마을과 연계된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 중심의 교육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모임이다.

올 4월 12일 현재 두레바우 조합원은 학생 조합원 126명, 학부모 조합원 67명, 교직원 조합원 22명, 지역주민 조합원 44명 등 모두 259명이다. 조합원 자격은 1인 1계좌(1만 원)를 출자하면 주어진다.

조합원이 되면 요리특강, 인문학 강의, 수공예 교실, 힐링 프로그램, 선진지 탐방, 워크숍 등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다. 또 바른 먹거리 선정, 가격 결정, 수익금 사용 등 학교 가게 운영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사회적 경제와 올바른 소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 조합 운영을 통해 학교와 학생 복지, 지역사회 발전에도 동참할 수 있다.

물론 조합원들에게 이익금이 배당되지는 않는다. 대신 수익금은 운영비를 뺀 전액을 학생 교육 및 복지사업, 학생 건강 증진사업, 민주시민 교육사업 등에 사용한다. 지난 19일에는 학생 복지사업으로 추진한 체육복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2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학교 측에 쾌척했다.

두레바우에는 총회, 이사회, 위원회 외에 물품선정경영분과 등 4개 분과가 조직돼 있다. 물품선정경영분과는 주로 학교 가게에 들어올 먹거리를 선정하고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먹거리를 선정할 때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시식회를 열어 선호도를 조사한 뒤 품목을 정하고 가격을 매긴다.

두레바우의 주 사업 중 하나가 학생 건강 증진사업이다 보니 학교 가게에는 탄산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나 햄버거·컵라면 등 패스트푸드는 발붙일 수 없다. 다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학부모 조합원들이 조리실에서 직접 만든 떡볶이를 특판하는 행사를 마련해 학생들의 ‘일탈’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이처럼 두레바우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키워드인 ‘협동’과 ‘공유’를 실천하면서 용인시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추천 코스로 뽑히기도 했다.

두레바우는 ‘도도한나무’, ‘영어도서관’ 등과 더불어 ‘열매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자연스레 전북도교육청, 세종시교육청 등 타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두레바우를 찾는 횟수도 점점 늘고 있다.

두레바우 송경심 이사장은 "두레바우는 한마디로 살아있는 교육공간"이라며 "현암고가 꿈의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가 사위일체가 돼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레바우 이은주 교육분과장은 "현암고는 비평준화 시절 가고 싶지 않은 학교 0순위일 정도로 암담했지만 두레바우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만족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요즘은 ‘울면서 입학했다가 웃으면서 졸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자랑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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