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책장
이정모 / 북바이북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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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매력적인 세계를 쉽게 알리기 위해 네 명의 과학자가 모였다. 걸어다니는 과학 자판기로 불리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섬세한 시선을 지닌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 물리학에 매혹된 과학자 이강영, 문학 읽어 주는 천문학자 이명현. 그들의 책장에 꽂힌 책 가운데 과학의 다양한 주제와 이슈별로 핵심적인 책들을 엄선해 소개했다.

과학은 우리 삶을 둘러싼 많은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과학은 생활에 그다지 도움이 돼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라는 딱딱한 과목에 질려 버린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나침반 삼아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에 몸을 담가 보길 권한다. 이 책은 오랫동안 과학책을 읽어 온 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들이 나름의 안목으로 고른 책들을 소개한다. 과학에 호기심은 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이들에게 최고의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과학자의 책장」에서 다루는 과학의 주제와 이슈는 무척 다양하다. 이정모 관장이 다룬 키워드는 새, 에너지, 창조과학, 동물원, 북극, 광물, 미생물 등 굳이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그는 극지연구소의 과학자들, 신재생에너지의 문제, 동물원 윤리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는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로 큰 호응을 얻었던 과학책 저술가다. 그는 이 책에서 여성, 해부, 인체시장, 건강과 차별, 유전자, 과학적 사고 등 과학과 사회를 둘러싼 이슈들을 다룬다.

물리학자 이강영 경상대 교수는 현대 물리학에 관한 도서를 소개한다. 원자폭탄, 블랙홀, 암흑물질, 무한 등을 테마로 물리학의 발전 과정과 현대 물리학의 최신 이야기들을 전한다. 물리학의 핵심 키워드가 무엇이고,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소개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쓰는 천문학자 이명현은 과학자로서 문학책을 읽어 준다. 천문학자답게 별에 대한 책들을 소개한다. 과학과 문학, 별, 빅 히스토리 등을 소개하며 과학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별은 성인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주제다.

이 책은 과학책의 세계로 인도하는 지도 역할을 자청한다. 그리고 지도를 갖췄다면 과학책 세계로 여행을 떠나자고 말한다.

그럴 땐 바로 토끼시죠
지수 / 카멜북스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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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토끼를 그린 지수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책에 수록된 토끼툰의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우리를 무장해제시킨다. 김토끼는 하기 싫은 일은 적당히 미루고 좋아하는 일은 마음껏 즐기면서 온갖 오지랖과 충고로부터 나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른에게도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비밀기지가 한 곳쯤은 필요하다. 김토끼는 이런 비밀기지는 무엇이든, 어디든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안락한 자취방이 될 수도 있고, 동거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연인의 어깨가 될 수도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하고 편하게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 하지만 삶이 심플해지려면 주변 시선보다 나에게 집중해야 함을 우리는 종종 간과하고 만다. ‘나다움’과 ‘그들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김토끼는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린다. 지금 당장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쏙쏙 뽑아 내 하루를 채워 보자고.

글이 만든 세계
마틴 푸크너 / 까치 /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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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마틴 푸크너는 이 책에서 4천 년이 넘는 글쓰기 역사에서 선별한 16개의 근본 텍스트를 「일리아스」부터 J.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까지 탐구하면서 무수한 선각자들을 소개하고, 글이 어떻게 제국과 국가들의 흥망성쇠와 철학적·정치적 사상, 종교적 믿음들의 탄생에 기폭제가 됐는지를 보여 준다.

또 이 책에서 트로이, 페르가몬, 중국을 여행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카리브해의 데릭 월컷과 이스탄불의 오르한 파묵 그리고 서아프리카의 「순자타 서사시」 등의 말재주꾼들과 대화를 나눈다. 여기에 종교와 정치, 상업, 사람과 역사를 형성해 온 발명인 글쓰기 기술들, 인쇄기, 책 그 자체를 유쾌한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본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4천 년의 시간을 거쳐 우리가 접하게 된 책과 이야기들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됐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변해 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할 것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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