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불통이 요즘 시민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는 일마다 거슬린다. 역대 모든 시장이 소통을 무엇보다 우선한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시장이 불통시장이라는 멍에를 벗지 못했다. 그만큼 시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시민을 시장이라고 추켜세운 박남춘 시장조차 취임 1년도 지나지 않아 불통시장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자회견장 사용제한을 놓고 말이 많다. 인천시는 최근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기자회견실(브리핑룸)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해 시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시는 1일부터 개인 또는 단체의 기자회견실 사용을 제한하는 기자회견실 운영 계획을 내놨다. 인천시와 출자·출연기관의 정책·사업설명회, 그리고 현안사항 브리핑, 입장발표 등으로만 사용하고 그 외에 개인 또는 단체의 사용은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정당과 정치인의 발표, 공직선거 입후보자 등의 각종 발표, 각종 단체·기업·개인 등이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자회견실 운영 기준은 본래 시정 브리핑을 위한 공간이라 사용을 제한하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기자회견장이 인천시 소유라고 시위하는 것 같다.

 착각도 엄청 큰 착각이다. 기자회견장은 시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공공의 공간이다. 시장이나 공직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기자회견장을 시장 홍보하는 곳으로만 사용하겠다는 것은 시민단체가 말하는 ‘남춘어천가’를 부르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그리고 기자회견장은 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곳이다.

 정당이나 단체 등 힘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어디에 하소연하지 못하는 서민과 약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시민과 언론이 만나는 곳이다.

 무엇보다 인천시는 기자회견장 사용제한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인가. 이는 시민의 자유로운 의견을 막고 언로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동안 어떤 권위주의적인 시 정부도 감히 시도해보지 못한 발상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그동안 ‘시민이 시장’이라고 강조해왔다. 이게 시장에게 할 일인지 박 시장이 스스로에게 질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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