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서 어린이놀이터에 노인을 위한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주민들 간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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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시와 매송면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2017년 매송면 천천리 185―1 일원 800여㎡ 부지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했다.

 그런데 최근 지역주민 170여 명이 이 시설에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노인들을 위한 운동기구 4개를 설치해 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이 놀이터는 매송면 천천1∼2리와 천천5리 3개 마을의 한복판에 있어 인근 어린이뿐만 아니라 고령의 주민들도 접근이 용이한 곳이다.

 이에 시는 3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어린이놀이터 부지와 인접 토지 경계를 이루는 경사면에 보강토로 구조물을 설치해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줄어든다며 운동기구 설치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주민들 간 감정싸움이 시작됐다.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운동기구 설치 공사가 중단되자 한덕수(59) 천천5리 이장은 긴급 공청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날 오후 3시 놀이터 현장에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운동기구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에 나섰고 공사중단을 주도하는 인물을 공개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한 이장은 "천천5리는 어린이 인구보다 어르신 인구가 더 많고 어버이날을 맞아 효도커녕 운동기구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어린이놀이터 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놀이터와 인접 토지 경계 경사지에다 보강토를 쌓아 여유 공간을 확보해 운동기구를 설치하기 때문에 놀이터 공간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기관 입장은 다수의 주민 주장도 소수의 주민 주장도 듣고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양쪽이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져 좋은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성=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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