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며칠 인천 검단신도시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 관계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마지막 2기 신도시에 포함되며 수도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주민들의 기대는 지난해 연말 계양신도시가 발표되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최근 ‘수도권 30만 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통해 계양에 부천 대장지구까지 포함한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검단신도시 조성 기대는 물거품 될 위기다.

 문제는 검단신도시가 더 조건이 좋은 계양테크노밸리와 대장지구에 둘러싸여 분양조차 제대로 못하고 개발기대가 꺾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부천 대장지구는 검단신도시와 불과 8㎞ 거리지만 서울과 가깝고, 교통인프라도 뛰어나다. 부천 대장지구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총연장 17.3㎞의 S(슈퍼)-BRT가 설치된다. 이곳에는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5·7·9호선, 대곡소사선, 그리고 GTX-B노선이 예정돼 있다. 이렇게 되면 부천 대장지구에서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는 25분 정도가 소요되는 등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검단은 어떤가. 서울 5호선 검단 연장은 지자체 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고, 협의가 된다 하더라도 국토부 철도망 구축 계획과 예비타당성 조사 반영 등을 거쳐야 해 갈 길이 멀다. 여기에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 연장은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 선정에서조차 탈락했다.

 더구나 사람을 끌어 모을 이렇다 할 핵심 앵커시설도 없다. 중앙대 안성캠퍼스와 중앙대병원을 유치하려다 실패한데다, 중동 자본을 유치해 업무·주거·오락·교육기능을 복합한 자족도시인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도 무산된 지 오래다.

 정부와 지자체는 신도시 계획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자족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신도시 인근에 잇달아 신도시를 개발하는 것은 담뱃가게끼리도 지키는 기본적인 상도의조차 저버린 행위다. 검단신도시가 ‘미분양 무덤’으로 변하고, 도시개발 자체가 중단되거나 더뎌진다면 그에 대한 분노는 정부로 향할 것이다. 인천시 역시 이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역시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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