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경제자유구역 용유무의지구에서 최초 외자유치로 조성된 중구 무의동 홈플러스아카데미 터와 건물이 1천154억 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갔다. 사진은 매매 후 리모델링 중인 SK무의연수원 전경.
▲ 인천경제자유구역 용유무의지구에서 최초 외자유치로 조성된 중구 무의동 홈플러스아카데미 터와 건물이 1천154억 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갔다. 사진은 매매 후 리모델링 중인 SK무의연수원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 용유·무의지구의 첫 외자 유치로 건립된 글로벌 교육센터 ‘홈플러스아카데미’가 최근 SK이노베이션㈜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 혜택만 누린 ‘무늬만 외국인 투자유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은 인천시 중구 무의동 1011 일원 7만7천여㎡ 규모의 터와 시설을 약 1천154억 원에 인수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기존 시설 일부를 리모델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아카데미는 영국 글로벌 유통기업인 테스코사가 100% 출자해 해외에 처음 설립한 기업연수원이다. 2008년 경제자유구역인 무의도가 후보지로 선정됐고, 이듬해 외국인 투자 심의 통과와 건축허가 등을 받아 2011년 7월 문을 열었다.

테스코사는 아시아지역 등에 있는 현지 법인 임직원을 이곳에서 교육할 목적으로 520억 원을 투자했다. 사업 초기 2단계로 물류개발센터 건립과 3단계 물류대학 설립 등의 계획도 내세웠다. 지금까지 1단계 교육시설만 건립된 아카데미는 강의실 11개와 객실 77개 규모로만 운영됐다. 2015년 대주주인 테스코사가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를 매각하면서 한국 직원 연수 목적 등으로만 활용됐고, 최근 경영난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는 해당 시설을 매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주민들 역시 이 시설을 유치한 인천경제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홈플러스아카데미가 무의도에 들어설 당시 주민 거주시설 등은 개발제한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무늬만 외투인 시설은 경자법 적용을 받아 건립되고, 혜택만 누리고 매매가 이뤄지다 보니 허탈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홈플러스와 SK이노베이션은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부동산 거래로 잇속만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도 주민 A씨는 "글로벌 아카데미나 연수원 등이 무의도에서 땅과 건물을 사고팔면서도 주민지원사업 등 상생 협력은 거의 없었다"며 "지금도 무의도 주민 거주시설 등은 증축하거나 확장하려면 관련법 등에 따라 제약을 받고 있는데 연수원은 ‘외투’라는 명판만 달고 서슴없이 기업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SK무의도연수원이 경제자유구역 내에 있지만 토지·건물에 대한 매매는 관여할 수 없고, 해당 시설이 경자법 등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증축하거나 확대해도 허가 절차에 따라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해당 시설을 증축하거나 확대할 경우 경제청에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최근 시설운영사가 몇 가지 문의한 적은 있지만 건축시설 변경 등에 대한 접수 건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초부터 SK 측은 영종도 내 연수원 시설 건립을 위한 관련 문의 등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SK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설 활용계획 등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글·사진=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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