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이는 5월 달력을 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가정과 연관된 기념일들이 많고, 또 스승의날 등 우리와 각별한 이들을 생각하는 날들이 많이 정해져서 그런가 싶다. 또 5월은 날씨가 좋아 가족들끼리 주말이면 나들이를 많이 떠난다. 비록 이로 인해 고속도로 등 나들이하기 좋은 곳을 잇는 도로들은 차량들로 붐비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특히 5월 중 가장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하는 날이 아마도 어버이날일 게다. 항상 자신보다 자식이 먼저인 사람, 늘 자식들 생각과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일 것이다. 이런 부모님들을 위해 5월 한 달만이라도 자식들 역시 ‘가장 먼저인 사람’이 부모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은 것 하나, 작은 시간, 작은 생각 등만 있으면 부모들은 즐거워하고 기뻐한다. 이렇게 부모가 가장 먼저인 사람의 재미난 일화를 소개해 본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는 강력한 의지로 전 유럽을 석권하던 나폴레옹이 폴란드를 침략하던 때의 일이다. 거침없이 폴란드를 점령하던 나폴레옹이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한 폴란드 영주가 나폴레옹을 초대해 저녁 만찬을 대접했다. 그런데 영주가 안내한 나폴레옹의 자리는 위에 상석이 두 자리가 더 있는 세 번째 자리였다. 불쾌한 나폴레옹의 표정에 함께 온 신하들은 항의하며 영주에게 물었다. "우리 황제의 말 한마디면 이곳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황제에게 잘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 자리에 상석을 저렇게 비워두다니 후환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영주는 주변 사람들과 나폴레옹을 돌아보며 말했다. "저 두 자리는 곧 나오실 제 부모님의 자리입니다. 두 분이 연로하셔서 거동이 조금 늦으십니다. 황제 폐하가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분인지 모르지만, 이 집안에서는 저희 부모님이 가장 높은 분입니다. 그래서 두 분에게 상석을 준비했습니다." 영주의 효성과 기개에 감탄한 나폴레옹은 마음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위대하고 높은 분이 누굴까? 가정의 달 5월 한 달만이라도 그 위대하고 높은 분들을 내 인생에서 가장 먼저인 사람으로 한 번쯤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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