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 의원들과의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은 애초 19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담판 회동’을 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날 회동에는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손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려는 상황에서 만나봐야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 등에 맞서 공석인 주요 당직에 측근 인사들을 기용해 정면돌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자신과 가까운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앉히는 인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를 단행할 경우 총 9명이 참여하는 최고위원회의는 손 대표 측 4명(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 바른정당계 4명(오신환·하태경·권은희·이준석)으로 팽팽한 구도가 형성된다. 남은 1명의 최고위원인 김수민 의원도 국민의당 출신이긴 하나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날 최고위에서는 양측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은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오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으로 손 대표는 이미 탄핵된 것"이라며 "그런 당 대표가 하는 인사는 정통성이 없는 인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퇴진을 거부하며 끝까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손 대표 측근도 "지금으로선 손 대표가 사퇴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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