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무승, 무득점의 굴레에 빠져 감독까지 교체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존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인천은 지난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14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유상철<사진> 감독 부임 후 첫 승이다. 이로써 12경기(2무10패)를 치르는 내내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던 인천은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인천은 그동안 득점력 부재로 고생했다. 유 감독 부임 전 10경기에서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경기당 0.1골의 득점력으로는 승점을 챙길 수 없었다. 유 감독 부임 이후 인천은 선수들에게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공격 상황에서 수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 전술, 공수 전환 상황에서의 패턴을 주입시키고 있다. 유 감독의 전술 실험도 눈에 띈다. 주인공은 제주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지언학이다. 그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아 선제골을 뽑아냈다. 지언학은 제주전을 마친 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운동장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 준비한 만큼 하늘에서 도와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지언학과 함께 유 감독은 그간 중용되지 않았던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데르센 감독 시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문창진은 유 감독 부임 후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고 이준석, 이우혁 등도 출전시간을 늘려 갔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일찌감치 강등권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전반기 10위권 팀과 승점 차를 줄인다면 후반기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인천은 6월 1일 4연패에 빠진 성남FC를 맞아 연승에 도전한다. 인천이 과연 유 감독의 바람대로 빠른 시일 내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무고사는 성남전을 마친 뒤 출국해 ‘유로 2020’ 예선전을 치른 후 같은 달 12일 인천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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